.. 광란의 '토요일'



금요일 저녁 12시
금요일 저녁 12시가 되서야 친구 집에 도착해 연기되었던 파뤼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자정의 삼겹살'은 허기진 우리들에게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았다.
백세주를 곁들인 삽겹살은 철판에 더이상 굽기 곤란해 지면서 와인으로 바톤을 넘겼다.
와인, 딸기, 오징어, 바나나, 과자.. 담배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무슨 이야기를 그리했는지.. 서로의 생각들을 가감없이 주고 받기를 얼마나 했을까.. 차창밖은 환해졌다.
그때 "예전 강릉 갔던거 생각난다" 라고 막내(?)가 말을 하자
순간 모두의 얼굴엔 피곤함은 커녕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출발..즉흥 '급'여행!
내가 말했다.
"지금, 갈까?"
곧이어 한 친구가 "그럴까?!" 하니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일제히 일어나 술자리 그대로 내버려둔체 차에 올랐다.
아침 6시 30여분경.
그렇게 우리는 피곤함도, 약간(?)의 취기도 무시한체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우리들의 모습은 초췌함 그 제체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중간에 휴게실에 들러 따뜻한 우동 한그릇을 서로 나눠먹고, 화장실에서 세수를 한 후 다시 출발했다.

도착.. 주문진
핸들을 넘겨주고 뒷자석에서 잠시 잠든 줄 알았는데, 오전 10시경 주문진에 도착했다.
해안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바닷가 바위에 올라 앉아 담배를 피우며, 바람에 싣려온 바다의 비릿한 향을 맡으며 순간을 기억에 담았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에 우리는 곧 다가올 연휴를 또 다른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낙산사
평일의 한적함을 연상케한 거리를 뚫고 새로운 목적지를 찾아 맛집을 찾아 다시 출발. 낙산사에 도착했다.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그 식당을 찾아가 생태탕을 먹고, 낙산사를 올랐다.
화재로 낙산사는 폐허에 가까웠으나 그 후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과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해안가에 위치한 낙산사의 절경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다른 종교인이지만 아름다운 이 곳이 전과 같은 모습으로 조속히 복원될 수 있길 바란다.

'저 파도에 내 사랑을 맹세해'
낙산사를 빠져 나와 해수욕장에 들렀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신발과 양말을 차례로 벗고 한걸음씩 그렇게 모래를 밟으며 파도 소리를 들리는 저 바다로 친구들과 나아갔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그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아이스크림 내기도 했다. 아직 일러서였을까? 바닷물은 몹시 차가웠다. 1분도 버티기 어려웠으니까... 그렇게 파도를 맞으며 수평선을 바라보다 한 친구가 말했다.
'저 빠도에 내 사당을 맹때애'
순간 주변은 폭소 그자체였다.. 어쩜 그리도 순발력있게 재치를 발휘하는지원...^^
그래.. 나도 언젠가 이 바다의 부서지는 파도에 사랑을 맹세하는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

컴백!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도로는 제법 막혔다.
핸들을 잡은 난 이리저리 라디오 주파수를 돌려보았지만 잘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간혹 나오는건 트롯이 대부분이었다. 차안의 친구들은 피곤했던지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했다.
들른 휴게실에서 아이스크림과 핫바를 한 벤치에 앉아 나눠먹는 우리들의 모습.. 어땠을까? 생각만해도 너무 웃긴다..^^;
7시경 도착해 중국집에서 시킨 음식을 다 먹고나 짬뽕국물에 짜장에 밥을 비벼 먹는 친구들의 모습에 대단하다 하니
친구왈..'이넘의 세상 버티려면 밥힘이 최고야' 한다.

새로운 계획
식사를 끝마치고, 다가올 연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중학교때 받은 '사회과부도'를 꺼내는 등 서로가 알고 있는 정보등을 공유하며 차기 여행 계획을 세웠다.
.. 벌써부터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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