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가수다'를 보고...






주말 오후 TV브라운관은 2명의 훌륭한 MC가 이끄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자리 잡은지 오래다.
그 속에서 예능의 대명사였던 '일밤'은 조금씩 뇌리에서 사라져가던차에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색다른 음악쇼를 표방하며 등장했다.
모든 가수는 아니지만 멋진 무대가 감동을 주기에 시선을 잡은건 사실이다.
더욱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하지만 어제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근본적인 룰이었던 '탈락'은 온데간데없이 함께 출연했던 가수들의 입김에 '재도전'이 이뤄졌다.
그럼 제작진이 말한 '탈락'이 아닌 '양보'는 도대체 언제 이뤄진다는 말인가?
첫 이 프로를 보았을 때의 나름의 신선함이 진부함으로 전이되는 순간이었다.

500명 평가단은 물론 시청자는 7명 가운데 못한 사람을 뽑은 것이 아니라
잘한 1인을 선택했다. 즉, 7등을 한 사람은 자신이 못했다기보다는 다른 6인의 가수가
좀 더 잘했다는 이야기인셈이다.
그럼 프로그램이 표방했던 대로 7등을 한 이는 멋진 뒷모습을 보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평가단과 시청자는 가수 7인과 제작진에게 농락당한 꼴이 되어버렸다.
'탈락'이 아닌 '양보'라고 했는데, 그것을 통해 '스릴'과 빈자리를 누군가 채우게 될 '신선' 두가지를
빼앗겨버린셈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유보된 셈인데 어찌되었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인데' 어쩌구 하며 '난리'라는 둥 어쩌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정말 프로답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쿨하게 보내줬어야 했고. 떠났어야 했다.

간만에 감흥이 공존했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좋았는데..
이래서 시청자들의 리모콘은 바쁘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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