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에 해당되는 글 2건

  1. .. 수선화에게 by 정호승 2010.12.11
  2. .. 어느 시인의 죽음 7 2007.12.08

.. 수선화에게 by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내 외로움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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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인의 죽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는 혼자 죽었다
새벽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진달래가 피기도 전에
아침 이슬처럼
혼자 잠이 들었다.


그는 진실을 통하여
진리에게 가려고 했다.
남을 사랑하며 산다는 것이
거짓이었던 그는
쉰 밥을 말려 마당에
닭모이를 뿌리시던
고향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 ...



'어느 시인의 죽음' 중에서-정호승作






몇년전.. 이 시를 접했을 때
빗방울이 창문에서 흘러내리는 걸 물끄러미 보고 있는 나이든 상주의 모습을 보았다.
참 희안한 조합이지 않은가?!
시집과 비 내리는 영안실이라니...

몇년 뒤... 이 시를 다시 접했을때, 그때 그 상주의 상실감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상실감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제법 오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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