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를 보았다.


9월 9일 금요일의 자그마한 사건....
현재 운동에 대한 절대 필요성(?)으로 수영을 하고 있는데, 이날도 남들보다 일찍 마스터하고 싶은 맘에 열심히-다른 센터에 비해 높은 이용료를 절약하고픈 마음과 다른 회원들의 진도에 맞춰 나가고 싶은 욕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는 표현이 보다 솔직하겠군-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던 중 낯익은 사람이 수경을 만지작 거리며 내 시야에 들어왔다.
'어.. 젤 어디서 봤더라... 맞다! 탁구 신동 유.승.민!!!'
그랬다. 그였던것이었다.
약간 마른 건장한 체구. 하얀 속살과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눈빛.
세계 no1을 눈앞에서 보다니.. 스고이~~스고이~~*^0^*

그의 수영실력은 얼마나 될까 궁금해 시선을 계속 고정해 놓았다. 운동선수여서 그런지 일반인보다 빨랐다. 하지만 팔은 강사들의 가르침을 무색케하는 대단한 'ㄱ'자였다. 태릉등에서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도 떨칠수 없었던 한마디... '야맨가?..-..-;'
...
제법 운동을 하고 사우나에 들어섰는데, 순간 몰래카메라에 길들여진 관음증 환자처럼 누구에게 들킬세라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보고 싶었기 때문이리라..얼굴은 이미 보았고..... ^^a
그러나 볼 수 없었다.
체념은 비교적 빨랐다. 사우나를 마치고 나와 옷을 입고 거울앞에서 면봉으로 귓속을 닦고 있을 때, 어느 중년의 신사는 알몸으로 내 옆에 서시더니 간단히 수건을 목에 두르시고 로션을 바르기 시작하시는데.... 로션을 필요이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셨다. 얼굴부위만 바르기에도 충분한 양을 연거푸 손에 덜어내시더니 두루두루 바르시더이다. 알다시피 사우나에서 쓰는 스킨과 로션은 옛날 '쾌남' 제품과 유사한 향으로 상당히 강하다. 효능? 적어도 바디로션으로는 적합하지 않은거 같은데 카네스텐으로 로션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었다. 뒈헐~~~ 또한 로션을 바르시면서 취하셨던 다양한 자세가 기억난다. 행여 워크샵때 위기에 처한 우리팀을 구하기 위해 이 포즈를 취한다면 난 우리팀을 구해낸 영웅이 내리라.. -..ㅜ
귀에서 물이 빠지지 않았는지 띵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난 머리 벗겨져도 저러지 말아야지!" 와 넘버원은 그 시간에 그곳을 왜 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이내 집 현관문앞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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