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진 꼬마친구와의 만남



2006/04/19-23:12:25
시야가 머무르는 한 귀퉁이엔
장미가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비내리는 수요일밤이다.


봉사활동이라는 미명 아래 반나절을 정신지체아들과 함께 했다,
장애우들과 만나기전 간단하게 그들과의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들으면서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꽤나 긴장을 하게 되었다.
(나 자신도 잘 돌보지 못하는 주제에 누굴 돌본다는 건지...-_-)
잠시후 오후동안 함께 할 아이와 만나게 되었는데,
초등학교 1년생으로 자폐아였다.
학교에선 주위가 산만하기로 악명이 자자한 꼬마였다.

그렇게 그 꼬마친구와 버스를 타는 내내 앉아 있으라고 말을 해야 했고, 손수건에 물들이는 염색 체험 학습장에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녀석을 잡으러 다녀야 했다. 또 간식시간엔 음식에 집착하는 그들만의 성향탓인지 날 곤혹스럽게 했다..^^;

쌍꺼풀진 큰 눈에 긴 속눈썹. 갸름한 얼굴...
꽤나 잘 생긴 외모의 그 아이는 자폐증이라는 것 외에도 아토피까지 심하다는 걸 긁적이는 종아리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순간 들은 이는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첩첩산중이구나' 라는 말을 내붙고 말았다.

꼬마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이런 저런 상념들에 사로잡혀 버렸다.
"열정, 실패, 도전등의 이 세상과 다소 거리가 있는 너의 삶이 편안하게 보여져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구나"
"오늘 '안돼' '너 자꾸 이러면 집에 보낸다' 등의 야단만 쳤구나..
너의 행동이 그릇된 것이기는 하나 왜 나는 너에게 '잘했어' 라는 칭찬 한마디조차 인색했는지.. 더군다나 비장애우들에 비해 넌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수 국한되어 있을텐데 말이다. 너의 인생에 정말 상관없는 사람이 몇시간 끼어들어 내 눈높이로 널 바라보며 닥달만 한 것은 아닌지 정말 미안하구나. 부디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라거라"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게 낳아주셔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_._)"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주변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좀 더 따스한 손으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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