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셋째날

울릉도 셋째날..
서울에서의 아침과 이곳의 아침은 다를까?
단 몇시간을 잤는데도 눈이 번쩍 떠지니말이다..^^;
숙소 정리를 마치고, 불편한 몸과 배시간에 맞추다보니 이동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도동항을 중심으로 구경을 다녔다. 쇼핑에 가까웠다는...^^;

왼쪽 발바닥은 홍합에 베어 급한데로 지혈을 한터지만 오른쪽 발바닥은 전날 저녁늦게서야 성게가시가 박힌 걸 알았다. 박힌 가시를 제대로 뽑아내지 못해서 그런것인지 부어올라 의료원으로 향했다.
응급실로 가 침대에 누우니 의사샘이 핀셋으로 긁어가며 깊이 박힌 성게가시를 뽑아내셨는데 무지 아팠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것이 아니라 파생풍병이 의심이 된다면 검사를 하고, 주사를 2대씩이나 맞았으며, 약을 5일치 조제 받아왔다. 순간 '살인의 추억'에서 조용구가 생각났다.. 부들부들 -_-;



알이 체 빠지지 않은 다리에 엉덩이와 팔뚝엔 주사자욱.. 거기에 목감기까지.. 최악의 컨디션이었다..ㅜ_ㅜ 그런 몸을 해 가지고 아침식사로 울릉도 별미 '홍합밥'을 먹었다. 역시 간판대로 원조인듯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성시를 이루는 곳이었다.
김과 간장만 넣어 비벼 먹어야 제맛을 느끼는 것인데, 나물과 함께 넣어 비빈 탓에 ^^; 홍합밥의 제맛을 느끼지 못했지만서도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끝마치고 밖으로 나서는 손님들은 "잘먹고 갑니다" 라고 했는데, 그 인삿말이 괜한 말이 아니였으리라.. 삼청동의 홍합밥보다 당근 우수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호박엿 공장에 들려 엿을 사고, 취나물과 부지갱이 그리고 피데기(반건조 오징어)를 샀다. 그리고 99식당에 들러 가방을 맡겼다.


도동항을 중심으로 좌우로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는 울릉도의 물맑음을 다시한번 입증이라도 하는 듯 했다. 사실.. 왼쪽 해안길은 저녁때 와 봤었지만 물맑음이 이정도일줄이야.. you win!!


떠날 시간이 점점 다가오면서 맡겨두었던 가방을 찾고, 친구의 작업을 위해 잠시 목공소에 들려 향나무를 샀다. 무늬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서울근방에서 사는 가격의 1/5 수준의 가격이라 너무 좋아했다.


묵호항에 배가 들어왔다.
이른 아침에 도착해 설레였던 도동항의 길이 어느새 익숙해져있다. 바다를 등지고 뒤돌아 마을을 바라본다. 파노라마 처럼 내 발길이 스친 곳마다 편안함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이 곳 울릉도에서의 짧은 여행기간동안 난 정말 행복했다. 이 느낌.. 얼마만이었던가... 쾌속선에 오르다 잠시 멈춰 울릉도를 바라보고 다음엔 좀 더 행복한 모습으로 찾아오리라 약속한다.
"안녕.. 잘있어.."

2시간 20분정도가 지나니 묵호항에 도착했다.
날씨가 꽤 쌀쌀해 긴팔과 긴바지로 갈아입고 서울행을 서둘렀다.


강원도를 벗어나기까지 안개가 무척 심했는데.. 좀비가 나올 것만같았다. 가뜩이나 친구 차는 와이퍼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_ㅜ 다시한번 부들 부들~
서울에 가까워 지면서 잠겼던 목도 나아지고, 상처도 많이 아물고.. 난 이 혼탁한 도시체질일까? 아니야... 아닐거야..
벌써부터 그 섬마을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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