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에서 야심차게 분사했던 검색 전문 업체 '첫눈'을 NHN이 인수했다.
얼마전부터 들려 오는 소식에도 다른 기업이었으면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니 아쉽다.
인수를 통해 두 기업의 검색기술은 검색 역량을 더욱 강화해 아시아시장을 타깃으로 해외 검색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인수금액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미래 가치평가를 통한 중장기 가치를 선정해 나온 결과로 350억원선이라고 한다.(물가, 인터넷 인프라등 시대적인 정황을 무시하고 비교했을때 과거 싸이가 인수된 가격보다 높다.)
NHN의 순방문자수는 5개 포탈사가 합친것에 비등하고, 국내 검색시장에서 70%를 육박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첫눈'마저 인수를 하였으니 장지배의 위치가 더욱 확고해졌고, 이후 독과점 규제를 받지 않을까 우려되기까지 한다.
'첫눈'의 구성원 대부분이 검색개발자로 그들이 N사가 아닌 다른 포탈사로 유입되었다면 국내 검색시장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이제.. 2004년 Daum이 Lycos.com을 인수하며 사람들을 놀라게했듯 nate.com, paran, empas, yahoo korea 등은 종전보다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더이상 밀려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모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을 지원받는 기업들은 이런 판에서 좀 더 유리할 것이다.
이번 인수건으로 인해 인터넷 공룡기업 google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아래는 삼성을 닮아가는 '이웃사람'에 대한 한 기자의 글이다.
[머니투데이]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지난주말로 막을 내린 '한국의 월드컵'.
시청자들을 TV 수상기 앞에 잡아놓기 위해 방송사들은 수백억원의 중계권료를 냈지만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소리안나게 월드컵 덕을 톡톡히 봤다. 포털별로 방문자수가 20~40%까지 늘었고, 월드컵 뉴스 관련 광고판매도 짭짤했다.
길거리에서, 축구장에서, 집에서 TV를 보며 열광하던 팬들은 여기 만족하지 않고 PC앞에 앉아 기사를 읽고 토론하고 댓글을 달았다. TV를 보면서도 PC 댓글을 통해 소리지르고 욕하며 경기를 즐겼다.
2002년 월드컵을 전후해 사람들은 민주당경선과 대통령선거를 통해 급부상한 '새 미디어'로서의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했다. 당시의 주인공은 오마이뉴스같은 다양한 독자적 사이트들이었다.
2006년 월드컵의 주인공은 거대자본으로 무장하고 권력화한 포털이다. 셀수없는 언론매체의 속보와 분석기사가 쏟아지고, 선수 이름을 누르면 곧바로 데이터가 나오며, 컴퓨터그래픽 동영상으로 무장한 포털사이트는 이미 '새 미디어'가 아니다. 붉은 악마 어법으로 말하면 '포털은 대한민국입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랙홀같은 포털의 위력앞에 콘텐츠를 직접 생산한 언론이나 사이트의 이름은 흔적을 찾기 힘들다.
보수언론들은 '인터넷 → 노무현→ 패배'의 악몽을 간직하고 일찌감치 '2007년 포털 대선'의 정지작업 차원에서 융단폭격에 나섰지만 온라인 뉴스 생산자로서 느끼는 위기감은 포털의 산업파괴적 본질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포털은 '공유'라는 인터넷의 철학을 자양분으로 성장했다. 'Port'라는 어원처럼 포털을 통해 유저들은 다양한 사이트를 접할수 있고, 사이트들은 유저를 확대함으로써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고 인터넷 정보세상을 풍부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태생적 배경과 달리 포털은 유저들을 사이트 내에 가둬두는 '포트리스(Fortress)'가 된지 오래다.
본질을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포털공화국'이 아니라 '네이버 공화국'이다.
지난날 현대 삼성 대우 LG의 '재벌공화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삼성공화국'으로 정리됐듯, 포털 업계 역시 몇년간 힘겨루기 과정에서 급속한 수렴을 겪어왔다.
지난해 네이버(NHN)의 온라인 광고매출은 2318억원, 2위인 다음은 한참 처진 1222억원. 네이트 엠파스 파란 야후 등을 다 합쳐도 네이버를 못따라간다. 온라인 검색시장 점유율은 68.72%로 전체 검색광고 시장의 절반 이상인 1705억원을 쓸어갔다.
'제4의 권력'이라고 우쭐대던 언론조차 네이버 앞에서는 입점에 목매는 납품업자일뿐이다. 기자라는 직업은 네이버의 '최말단 인부'라는 자조가 확산된지 오래다. 수십 수백명의 인력을 들여 만든 기사와 콘텐츠를 한달에 몇백만원씩 받고 헐값에 넘기고 있다. 공짜로라도 실어만 달라는 곳들에 비하면 그나마 돈몇푼이라도 받는 경우는 행복한 축에 속한다.
기사나 검색결과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연결되는 ‘딥링크’가 아닌 자체 서버에서 보여주는 ‘DB’ 방식을 통해 네이버는 외부콘텐츠를 여기 저기 활용하고 광고를 붙여 수익을 올린다. 반면 콘텐츠 제공자들은 자신들의 사이트를 노출시킬 기회를 갖지 못하고 방문자 이탈과 광고매출 감소의 곤경에 처할수 밖에 없다. 네티즌들로부터는 자신들은 검색으로 돈을 벌면서 타 사이트의 검색은 차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NHN이 지난해 매출 3570억원에 37%라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거둔 뒷면에는 이런 '납품업체'들의 쇠락이 숨어 있다.
매출액 3000억원대의 회사를 200조원대에 육박하는 삼성과 같은 '~공화국'반열에 올려놓는건 과하다고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공화국'이 꼭 매출규모로만 따질 일은 아니다. 삼성이 못한 것을 네이버는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지식을 장악하고, 언론사들을 좌지우지하며, 모든 인터넷 콘텐츠의 집합소가 되고 이는 것이다.
삼성은 '공화국' 단어만 나오면 경기(驚氣)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치른다. '네이버 공화국'은 아직 너무 한가하게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김준형온라인총괄부장 nav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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