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th PIFF]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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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th PIFF의 축제속으로....
금요일 저녁..
퇴근길을 헤집고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10시 40분경 부산역에 도착했다. 숨돌릴새도 없이 서둘러 버스로 갈아타 스폰지역으로 향했다.
버스안은 늦은 밤까지 영화의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벼보였고, 4~50분이 지나서야 메가박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 도너츠와 커피로 여유를 되찾고 극장안으로 들어섰다.

극장안은 다른 상영작때와 다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는데, 12회 PIFF의 첫 미드나잇 패션(쾌락공장, 필름누와르, 인사이드)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버무려져 있는 듯 했다.


..쾌락공장
미드나잇 패션의 첫 스타트는 '쾌락공장'의 여주인공역을 맡은 배우의 무대인사로 시작되었다.
(상영작에 대한 홍보보다는 PIFF에 다수 참여했고, 그동안 출연한 작품 소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에 다소 의아했는데, 그 의문점은 오래가지 않아 풀렸다...-_ㅜ)
'쾌락공장'은 싱가포르의 집장촌 게이랑을 찾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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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보다는 배우의 동선과 표정으로 일관한 작품으로 답답함을 느꼈다. '여자 정혜'에서처럼 정서적인 공통분모가 일할이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싱가포르라는 변방의 작품인데다가 소재도 그리 넉넉치 않게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자신의 동정을 바치는 군인의 불필요한 노출은 심기를 건드렸고, 심부름 온 소녀는 엄마가 알아서 하란 말에 배불뚝이 아저씨와 이상한 첫 경험을 한다. 또한 일(?)을 마친 여성은 거리의 악사를 아무말없이 집으로 데려와 혼자 씻고, 거리의 악사는 음악을 연주하고 돈을 받아야 할지 아님 옷을 벗고 돈을 내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상한 시츄에이션이 벌어진다. 후반부에서 반전이라는 보따리로 스토리를 감싸보지만 왠지 석연치 않아 보인다.
사막의 우물처럼 말라비틀어진 대사와 '아버지 돌 내려가유~'보다 더 느릿한 동작들로 일관된 영화에서 작가의 메세지 이해는 커녕 환경적인 요인탓에 피곤만 증폭시킬뿐!

예술을 빙자한 포르노성 영화를 기대한 것도 아니고 그저 싱가포르 영화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 19금이 덧붙여 주저하지 않았던 것인데... 왜 '낚였다'는 생각이 드는걸까?

무엇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이번 '미드나잇 패션' 작품들은 대중성을 위주로 선정했다고 한다.
자정부터 동이 트는 새벽까지 영화를 봐야 하는 관객들에게 조금의 지루함도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데, 주최측이 보기엔 '쾌락공장'이 대중성있는 영화라고 생각을 하나보지? 어이없으~

무진장 지루하고, 용납되지 않는 내용의 첫 영화가 끝나자 객석이 술렁인다. 여기 저기서.. 한숨과 혀를 차는 차는 소리.. 서서히 졸립기 시작했다.. ㅜ_ㅜ


.. 필름누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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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남자가 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기억을 되찾아가는 이야기.
2D에 3D를 교묘하게 접목시킨 흑백 애니메이션인데, 초반부를 제외하고 피곤함을 고히 받아들여주시는 센스덕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여튼 주인공은 사설탐정이었는데 범죄자를 잡기 위해 성형을 했는데, 기억을 잃었던 것인지..? 어쩐것인지.. 여튼 주인공이 만나는 여자들은 왜 그리 하나같이 몸들이 뜨거워지시는지 원... '블루시걸' 뒤를 잇는 관객을 난감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기도 하지만.. 흡사 '페이스 오프'인냥 극은 전개된다.
대중성있는 영화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홈씨어터 완벽하게 구축해 놓은 매니아들이나 혼자서 조용히 봐주는 그런 류의 영화라고나 할까? 좀 덜 피곤해했다면 조금은 더 재미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a


빈 좌석이 눈에 띈다.
옆자리에서 코를 파며 한숨을 내뱉던 아저씨는 이내 아주머니와 자리를 떠나 주시고, 그덕에 난 두 다리 쭈욱~ 펴고 세번째 영화 '인사이드'를 맞았다.
그리고 ... 가위라는 도구가 내뿜는 잔인함에 지친 육체의 피로가 꾀뚫여지는 순간. 쉽사리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계속 볼 수 없었다.


..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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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사라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는다.
4개월후..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기 전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사라에게 집으로 한 여성이 찾아오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정체 불명의 여인과 사라의 처절한 싸움이 벌어지면서 엄마, 편집장, 3명의 경찰과 1명의 경범죄인 그리고 고양이. 조연들이 주방용 가위로 줄줄이 살해된다. 물론 다른 도구도 사용되어지는데, 여튼 살인 행위는 참으로 끔찍하다.
사라는 아기에게 이상 집착을 보이는 정체불명의 여인에게서 순간 순간 위기를 모면하지만 결국 아기가 태어나면서 슬래셔 무비의 잔혹성에 대한 최극한을 보여주며 숨을 거둔다. (무슨 에이리언도 아니고...으으으~~ 쏠려~ -_-;;;)
80여분이 조금 넘는 영화..
혈투를 통해 골룸의 모습을 한 그녀는 아기를 안고 흔들의자에 앉아 쉬는 모습으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한 겨울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집안에 낭자된 이들의 선혈이 빚어내는 비릿한 내음이 스크린을 통해 객석으로까지 전달되어지는 듯 했다.
여름극장가를 강타하는 호러물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약자나 임산부 관람금지'라는 상투적인 문구가 이 영화는 꼭 필요할 듯 하다. 절대! 임산부가 봐선 안될 영화!!




설레였던 시작은 지루함과 허무함으로 점철되다 끔찍함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극장을 빠져나오니 정막한 새벽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횡단보도 신호등을 바라볼 무렵...
'인사이드 죽이지않냐!?' 며 한 무리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필시.. 위 세 영화중 '인사이드'는 개봉을 하리라 예상해 본다..
아~ 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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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th PIFF] 축제, 그 현장을 다녀오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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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일요일
다소 여유있게 아침을 열었던 탓일까? 일어나니 11시였다..^^;;
평소라면 이 시간엔 3부 대예배를 드릴 시간인데... 
짐을 챙기고 서면의 낮 거리로 나오니 마치 예배를 마치고 식구들과 외식을 하는듯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꽁보리밥집앞에 늘어선 줄과 좁디 좁은 길을 꾸역꾸역 들어오는 차들의 행렬...
낯설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남포동으로 향했다. - 그 시간 강남역 뒷길은 사랑의 교회 인파로 장난 아니었을 터....-

남포동 piff 거리에 오니 사람들로 가득했다.
남포동에 온 이유는 영화관람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부산극장옆에 위치한 '18번 완당집'에 가서 식사를 하기 위함이었다. 완당(4000)은 물만두와 비슷한데 소량의 속과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큰 피가 특징이다. '완당+면'을 주문했는데, 면발은 쌀국수와 일본 라면의 중간같다고 해야할까? 국물은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니 시원하다.



완당으로 배를 채우고 식견을 살찌우겠다는 욕심으로 '보수동 헌책방골목'으로 향했다.
가는 길엔 '국제시장'을 지나쳐야 했는데, 마치 을지로 방산시장, 남대문 화방 골목, 청계천 시장을 한데 묶어 놓은 듯한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없는 시간을 쪼개어 도착한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정기휴일이어서 썰렁하기만했다. 대략 난감 + 초절정 울트라 저질 스러운 느낌..ㅜ_ㅜ 많은 축제들이 열리고 있을땐 정기적인 휴일을 평일로 옮기는 유두릴 발휘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보수동에서 보내야 할 시간이 남은 관계로 부산의 명물!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물씬 풍겨오는 바다내음과 시끌벅적한 시장의 소음들... 남포동이라는 곳은 참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는 듯 싶다..^^;;
암튼 아직 오픈하지 않은 자갈치 센터와 길가에 늘어서있는 생선가게들..간간히 물개 다리도 파는 희안한 가게도 눈에 띄었는데, 자갈치 센터가 오픈을 하면 지금의 재래시장 모습은 사라지는 걸까?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고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로 이동해 메가박스에 도착. '열혈남아'를 보았다.
같은 시간 다른 상영관은 영화 주인공들을 만날걸 생각하니 약간의 아쉬움이 묻어났다.
'열혈남아'는 곧 상영할 영화로 여느 조폭 영화에서 보여지는 '의리' '복수'가 아닌 '엄마'가 핵심 키워드다. 그래서일까? 축축히 젖은 듯한 이 느낌...
설경구, 나문희씨의 멋진 연기가 압권이며 간간히 실소를 자아내는 대사들이 있지만 해피엔딩이 아니어서 개인적으론 노땡큐다. 조폭 영화에 대한 식상함도 물론 있기도 하고...
가을의 끝자락에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순위 50위권안에는 들지 못하겠지만 분명한건 '너는 내 운명'을 통해 수상치 못한 여우조연상을 이 영화를 통해 '나문희'씨는 이뤄낼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어느덧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다. '해가 많이 짧아졌구나..' 순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찹찹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생각을 떨쳐낼 수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가는 길엔 원조 국밥집에 들러 맛나게 국밥(2500)을 먹었다.
원조 국밥집이 한곳인줄 알았는데, 여러군데 있었다. 하지만.. 빨간 간판집은 같은 가게였다. 손님이 끊이지 않고 드나드는 것을 보면서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세삼 떠올랐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선 많은 행사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케이블 방송 녹화를 하고 있는 이휘재씨를 보게 되었고 초대손님으로 문소리씨를 보았는데, 출연하는 모습을 어렵사리 찍기는 했는데, 여하튼 이쁘더라. 본인은 화장을 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연예인은 역시 아무나 하는것이 아닌듯 싶다.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 까만 바다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마지막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장산으로 옮겼다. 길은 어느덧 익숙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장산에 있는 프리머스 극장.. 15일 저녁 마지막 상영 영화는 개인적으로 가장 보고 싶어했던 영화 '제 9중대'.
구 소련의 아프간 전쟁을 배경으로, 한 부대가 신병훈련소에서 전쟁터에 이르기까지 겪는 사건들을 그린 대작 전쟁영화. 감독 표도르 본다르추크는 전쟁이란 비극에 희생당하는 인물들을 그리면서 할리우드 영화의 플롯과 형식을 일부 빌려온다. 1970-80년대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베트남 영화들처럼, `제9중대`는 각기 다른 개성의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완고한 부대장과 순진한 신병, 갓 아빠가 된 병사, 예민한 예술가를 중심으로 장대한 서사드라마가 펼쳐지고 마침내 비극적인 마지막 전투로 그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2005년 러시아 최고의 흥행작으로, 애국심과 진정성을 강조하며 현재 체첸과의 또 다른 전쟁을 겪고 있는 러시아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정치적 선전 선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감독은 이 영화가 전쟁을 반대하거나 혹은 지지하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감독에 따르면 이 작품은 그저 어떤 목적 아래에서 이용당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다. (출처 piff)
영화속에 베어 있는 러시아의 문화가 낯설었지만 군대라는 조직의 이야기에서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도 역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탓에 더군다나 떠날시간이 다가와서인지 극장문을 나서면서 마음이 씁쓸했다.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에 도착해 역전앞의 무서웠던 차이나, 텍사스 거리에 다시 한번 당도하게 되었다. 차이나 타운은 썰렁했던 반면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다는 텍사스거리엔 요란한 네온사인과 외국인(러시아인)들이 적지 않게 보였다.
주린 배를 편의점에서 채우고 근처 좋은 시설의 찜질방에서 부산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새벽.. KTX를 통해 서울에 도착했다. KTX 승무원은 탈때만 보였고, 의자가 무궁화호만도 편하지 않아 잠을 청하기가 몹시 불편했다.




이번 piff를 통한 부산 여행은 그간의 다른 여행들과 달리 정서적인 리프레쉬는 덜했지만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이들에 치열한 삶의 터전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부산.. 그 다음은 언제이고 또 어디가 될까?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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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th PIFF] 축제, 그 현장을 다녀오다1

제 1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지난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월요일 새벽 열차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영화를 탐하지는 못하였지만 오랜만의 기차여행을 통해 활기찬 분위기속에서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해가 많이 짧아졌는지 금요일 저녁은 어느새 깜깜했다.
그 시간.. 들뜬 마음을 안고 서울역에 도착했다.




주변 마트에서 먹거리를 사고 열차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대합실에선 무위도식하는 이들의 널부러진 모습과 구걸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여 초현대식 건물과 대조를 이뤘다.
어느덧 시간은 13일의 금요일에서 piff속의 시간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새벽 3시가 못되어 부산역에 도착했다.
새로운 공간의 낯설음은 두려움보다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부산역 맞은편 텍사스, 차이나거리는 타지인으로서 초행이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후덜덜 ~~ ^^;;;



14일 토요일...
왕복 8차선 도로중앙에 야자수가 있는 부산의 거리는 쌀쌀했던 서울의 기온과는 차별을 보였다.
아직 부산은 더웠다.
해운대에 위치한 메가박스에 도착해 아침 식사를 했다.
극장 옆에 횡단보도 건너편에 위치한 '장우동'에서 짬뽕라면세트(3,800)를 먹었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국물이 좀 많이 싱거웠다.
11시.. 드디어 영화관으로 들어가니 영화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첫번째 관람 영화는 문소리, 김태우 주연의 '사과'


'사과'는 참으로 평범한 이야기의 영화이다. 평범한 가정의 주인공이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로 인해 직장 그만두고 이후 다시 직장을 다니면서 헤어졌던 남자를 만나면서 결혼생활에 위기를 맞지만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평범한 이야기가 관심의 고리를 잡게 되는 것은 영화 '음란서생'에서처럼 자연광을 최대한 사용해 극의 자연스러움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는 것과 실생활에서 경험해 보았을법한 이야기를 도드라지지 않게 각각의 캐릭터들에 감정에 잘 이입시키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날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라며 이기적으로 이별을 말했던 민석이나
이혼을 요구하는 물음에 바지 자락 꼬옥 움켜쥐며 자존심을 지키려 애쓰던 상훈이나
마지막 장면에서 '자자.. 미안해.. 미안해' 를 말하던 현정이를 만나길 추천한다.
참고로 이 영화에선 '타짜'의 짝귀를 찾아볼 수 있다..^^;




piff의 장점은 엔딩크레딧이 끝날때까지 관람객을 기다려주었다는 것이고, 그로인해 관객은 영화를 끝까지 만끽할 수 있었다.
'사과'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다음 영화 시간때문에 장산역에 위치한 '프리머스'로 이동했다.
참고로 부산은 서울보다 대중교통비가 비싸다. 버스요금은 1000원이고 직행은 1500원이다. 지하철은 편도 1100원인데, 메가박스에서 프리머스까지 지하철로 2정거장차이므로 동행인이 있다면 지하철보다는 기본료밖에 나오지 않는 택시가 유리하다. 아, 택시는 부산이 증액되는 요금이 서울보다 늦어져 상당적으로 저렴(?)하다..^^;;
프리머스에서는 제패니메이션의 또 다른 거장 곤 사토시의 '파프리카'였다.
파프리카라는 꿈의 세계. 탐정을 중심으로 다룬 이야기로 내용은 무한한 상상력을 증폭시키는데 도움을 준 작품이었지 않았나 싶기에 개인적으론 난해했지만 필시 매니아를 형성하는 충분한 작품일듯 싶고... 여하튼 곤 사토시 감독은 타협하지 않으며 자신의 세계를 굳건이 지켜나가는 듯해 본받을 만하다.



다음 영화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piff의 현장을 벗어나 근방의 명소를 찾았다.
달맞이고개를 지나 해월정에 도착. 바다를 바라 볼 수 있었다.
수평선이 보이지 않을만큼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듯했다.
시간을 쪼개어야 했기에 걸음을 다시 청사포로 향했다. 조개구이와 장어구이를 맛보기 위해..
청사포로 가는 길은 지난 6월 다녀온 울릉도를 연상케했고, 마을에 들어가니 구이 냄새가 진동을 해 입안을 침으로 가득 고이게 했으며, 펼쳐진 바다에 열차 선로 모습은 이색적이기까지 느껴졌다.
해변은 비교적 깨끗했고, 군데 군데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왔다.
해안가에 잠시 앉아 이쁜 돌을 주은 후 '꼭지네'라는 가게로 들어가 청사포의 자랑 '조개,장어구이'를 맛보았다. 이 곳의 주인 아주머니는 아주 똑소리가 났다. 음식의 가격은 크기에 따라 2,3만원선이었고, 자연산으로 신선했으며 양도 나름 푸짐했다. 그러므로 한잔의 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몰랐던 것으로 장어구이는 민물장어가 아닌 아나고라는 바닷장어란다. 함께 언젠가 부산분에게 들은 아나고 이름 유래를 떠올렸다.
"아나고가 왜 아나고 인줄 알아?"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아나고를 먹고나면 안하곤 못베긴다고 해서 아나고래.. ^^;;"

맛있게 장어를 먹다보니 어느덧 바다의 색이 바뀌어 가고 있었다.
어찌 그 순간을 행복하지 않다 말할 수 있을까?



청사포에서의 거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야외 극장이 있는 요트경기장으로 이동했다.
막히는 길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면서 부산의 새로운 명소가 되어버린 광안대교를 볼 수 있게 해 주신 택시기사님 .. 쌩유~~*^-^* (아래 첫번째 사진 왼쪽은 광안대교 오른쪽은 해운대 뱃사장 라인)
요트경기장에 도착하니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서 있었고,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지켜 들어가니 스윗소로우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었다.
축하인사후 '사랑해, 파리'가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스튜디어스와 사랑에 빠진 남자는 이혼을 요구하려했으나 백혈병에 걸린 아내를 선택하며 애인과 이별하고 부인을 돌보던 그가 거리를 거닐면서 독백으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아직도 빨간색 트랜치 코트를 보면 설렌다'
이외에도 인상적인 작품이 몇 있었는데, 프랑스 지하철에선 낯선이와 눈을 마지치면 안된다는 메세지를 전달해 준것과 삐에로의 사랑을 그린 영화가 좋았다.

상영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등으로 기온은 서늘해졌는데, 그래서일까? 집중도도 조금씩 떨어지게 되면서 주변을 다시금 둘러보았다. 멋진 주상복합건물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어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
'저 아파트에 집이 있어 주말엔 서울서 내려와 이곳 요트경기장에서 요트끌고 바다로 나가 시간을 보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파리 시내 20개 구 중 한 곳을 골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5분 간 사랑이야기를 찍기.` 프랑스에서 기획한 야심 찬 프로젝트 [사랑해, 파리]에 참여한 21명의 감독들에게 주어진 촬영조건이었다. 이러한 공통된 틀 내에서 다양한 사랑의 풍경들이 몽타주되어 지나간다. 몽마르트르 언덕의 우연한 사랑, 차이나타운에서 싹트는 서로 다른 인종 간의 사랑, 튈르리 전철역에서 벌어지는 노골적인 사랑, 마레를 배경으로 한 은밀한 사랑…… 그 외에도 에펠탑, 라탱 지구, 바스티유 혹은 여타 광장들을 무대로, 관광도시라는 클리셰를 떨쳐낸 현대 파리의 일상이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들의 조합 속에 펼쳐진다.
[사랑해, 파리]는 올리비에 아사야스에서 코엔 형제, 구스 반 산트 혹은 스와 노부히로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를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감독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영화인 만큼, 파리에 대한 사랑을 보내는 감독 각자의 스타일-페르라셰즈 묘지를 선택한 웨스 크레이븐의 경우처럼-을 음미해보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영화이다. 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네필들이 놓치기에 아까운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수작이다. - piff 공식 페이지 영화 평




영화를 보고 141번 버스를 타고, 서울의 강남역과 같은 서면으로 이동해 간단히 음주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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