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둘째날

.. 천지연
시원하게 내리는 폭포의 모습앞에서 사진도 찍으며, 싸늘한 바람에도 아름드리 꽃피운 목련의 모습에 봄이 왔음을 느끼게 되었다.


..약천사
입장료없이 유일하게 들어간 곳.
웅장한 규모와 리조트 뺨치는 주변의 풍경은 가희 이곳이 정녕 사찰인가 하는 의구심을 몇번씩 하게 만들었다.
6층짜리 실내엔 거대한 불상과 붉은 등, 팔만불, 천장까지 매우 화려했다.
야자수와 바다가 공존하여 매우 이국적인 느낌을 제공한 약천사. 여느 사찰보다 그 기억은 더 오래갈 듯 싶다.


.. 해물 칼국수와 왕만두
관광객을 많이 상대하는 관광단지내 상인들의 마인드는 '뜨내기'에 사로 잡혀있는듯. 음식이나 소소한 서비스에서도 어떤 정감을 그들에게 받기엔 부족했다.
(다음 날에도 디카 베터리 충전을 잠시 시키고자 부탁했는데, 전원이 딸린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제주 상인들. 유독 그런 사람들을 만난것인가? -_-;;)
맛은 있으나 다방면에서 부족함을 느끼게 했던 곳..


.. 아프리카 박물관
김중만씨의 작품이 성곡미술관에서 전시되면서.. 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참으로 오고 싶었던 곳..
그러나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
지하 1층에서 아프리카인들의 공연도 보았는데, 내겐 비단 소음과 별차이가 없었다. 단, 3층 화장실의 전망은 기가 막혔다는 거!


.. 1100고지 휴게소
변덕스런 날씨를 그대로 보여주듯 날씨는 금새 흐려졌고, 바람도 몹시 불었다. 멀리 보이는 한라산의 정상은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 소인국 테마파크
어린 조카들을 위해 들른 이곳.. 실외인 탓에 그날따라 몹시 거세게 벌어닥친 바람이 시설과 비싼 관람료에 대한 불만을 더욱 가중시켰다. 관람료에 비해 보여지는 것들이 너무도 부족해 돈 아까웠던 곳.



.. 해안 도로
애월의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제주의 바다, 하늘 그리고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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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첫째날

.. 제주도 여행
전날의 과음으로 따뜻한 국물 생각나 공항 여기저기 다니다 라면을 5천원에 판매하는 걸 보고 너무한다는 생각을 하며 편의점으로 갔는데, 사발면을 편의점에서 먹을 수가 없단다. 옆 가게에서 라면을 팔고 있기때문이란다.
처음 알았다. 공항 편의점에선 사발면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이 무슨 저질스런 행각인지 원.... -_ㅜ;;



.. 중문 롯데호텔에서
노을이 살짝 드리워질 무렵 제주에 도착해 중문 롯데호텔로 향했다.
숙취가 가시지 않은 탓에 양질의 음식들을 소심하게 취했다는 점에서 무한 아쉬움의 저녁식사시간. 음식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전복해물볶음, 스테이크등 신선함과 하이한 퀄러티를 엿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화산분수쇼'를 관람했다. 그닥 재미난 줄 모르겠는데, 사람들은 왜그리 탄성을 자아내는것인지 원... 레이저와 불쇼 그리고 용가리.. 그리고 괴음정도인데 말이지...-_-a
관람후엔 조카들의 요청으로 마차를 탔는데, 난리가 아니다. 말이 그리 좋으냐고 물어보자 답변이 가관이다. "삼촌, 내가 말띠인거 몰라?!" ^^;;;




.. 성산일출봉
맛이 제대로 든 한라봉을 먹으며 첫날을 보내고, 다음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성산일출봉이였다.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부는 가운데 등산로(?)를 걸어 올라가니 주변 경관이 참 좋다. '날이 맑아 정말 일출을 볼 수 있다면 정말 굉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오른 은갈치와 해물뚝배기 ....
점심으로 제철이라는 은갈치 조림을 먹었다. 함께 해물뚝배기와 고등어구이까지..
살이 포동포동 오른 갈치조림과 그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니 그 맛이 참 맛있었다. 또 해물뚝배기는 나 잡아 드슈하고 올라와 있는 전복을 중심으로 국물이 참 시원했다.



.. 성산포 조가비 박물관과 우도잠수함
식사를 마치고 우도 잠수함 관광 가기전 조가비 박물관에 들렀다.
건물 외관을 온통 조개 껍데기로 치장을 한 것이 박물관 성격을 단번에 알릴 수 있겠구나 싶지만 왠지 초등학생 방학과제물을 흡사 닮아 있는 듯해 묘한 느낌을 주었다. 전시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양의 조개 껍데기들과 진주로 만든 학, 대형 조개껍데기, 조개화석등 제법 볼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박물관이라고 하기엔 미흡한 시설이라고 해야 할까? ^^;;
잠수함 관광은 배를 타고 우도 주변으로 가 위치한 잠수함에 탑승하면 수심 30미터 밑으로 내려가 살아있는 해양세계를 볼 수 있었다.
잠수부 아저씨가 먹이를 주니 물고기들이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고, 산호들이 살고 있는 모습.. 불가사리와 멋진 물고기가 눈앞에서 헤엄을 치는데, 아쿠리움같은 곳에서 본것과 차원이 달랐다. 물론 물이 맑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는거...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잠수함 투어는 가을이 좋다고 한다.


..제주 흑돼지와 김치말이 국수
저녁의 메뉴는 바로 비계마저 꼬들꼬들했던 흑돼지 삼겹살(1인분 12000)과 시원하고 양 많았던 김치말이 국수(4000). 다른 지방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어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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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교호

결혼을 앞둔 친구의 초대로 삽교호를 다녀왔다.
맺어진 인연도 어언 10년이 지났지만 자주 보지 못하는지라 지난날의 기억들을 퍼즐맞추듯 나누며 늦은시간까지 자리를 이어갔다.
총명했던 그 친구는 좋은 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아 연구소 생활을 잘 하는가 싶더니 얼마전 고향까지 떠나며 지금의 그곳에서 터전을 잡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낯설었고, 분명 신선한 충격이었다.
근데, 이 친구와 만나면 꼭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기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생겼다는 거! -_-;;


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삽교호까지 1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평택항과 서해대교가 있어 수산 시장이 발달해 관광객들이 제법 찾는 듯 했다. 더불어 서해안시대를 맞아  중소기업들의 공장들이 속속 들어와 단지를 형성해 가고 있었다. 그로인한 짧은 생각이 번쩍~
'대한민국 어딜가나 벼락부자가 없는 지역이 없는듯...' 나도 벼락부자가 되고 싶다...-_-a

삽교호에서 맛본 회는 산지와 밀접해 있어서 신선함이 으뜸이었고, 스끼다시들이 다양하고 푸짐하게 나왔다.
(먹느라 정신없어 사진으로 담지 못한 것도 꽤 되는듯..)
자리를 옮겨 조개구이를 먹었는데, 양념된 조개구이와 오랜만에 마셔보는 노란 환타는 제법 기억에 남는다.
(부산 청사포 조개구이는 버터를 넣어 고소한 맛을 강조했다면 삽교호 조개구이는 고추장양념으로 매콤함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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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날 그리고 첫 날


.. 2006년 12월 31일 마지막 날

발걸음이 다다렀던 곳...
-2006년의 마지막 일몰을 바라보다.
-남산 분수대옆 벤치엔 왜 우리나라 지도가 거꾸로 붙어 있을까?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보니 얼마전 충무공의 묘를 보고 와서 일까? 친근하게 느껴진다.
  동아일보 빌딩, 교보문고 빌딩, 피맛골(교보문고 버거킹쪽), 종로 국세청빌딩
-'루체비스타' 로 인산인해를 이룬 청계천과 시청앞
-연인이 함께 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덕수궁 돌담길엔 왜 그리 연인들이 많던지..
-'르네 마그리트' 전시중인 서울시립 미술관 (2006년의 마지막 날 이곳에서 지름신을 영접했다-_-;)
-강남역에서 옮겨진 나의 나와바리 뱅뱅사거리 (푸르덴셜 빌딩)



.. 2007년 1월 1일 첫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부랴부랴 남산으로 향했다.
일출 시간 7시 47분에 맞춰 정상으로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았는데, 도착을 하니 타워주변엔 사람들로 가득했다. 상상이상으로.. -_-);;;
일출은 구름에 가려 몇분도 못보았지만 바램들이 이루어지길 하나 하나 뜨는 태양에 각인시키듯 마음속으로 빌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이루긴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뒤따르겠지?

일출을 보고 이른 아침 식사를 낙원상가 주변 국밥집에서 했다.
국밥 한그릇에 1,500원.. 이른 아침 어깨도 체 펴지 못하고 소주를 반주삼아 식사를 하는 이들로 가득했던 그곳.. 삶을 보다 치열하게 살아야 함을 느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적극적으로 생활하기, 말 이쁘게 하기, 잘 웃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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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센느(La Seine)에서

12월 30일.
잠실 롯데호텔 라센느에서 가족과 송년회를 가졌다.

해물그라탕, 대게찜, 새우구이, 연어
"시작은 부드럽고 담백한 것으로 시작~~ ^^"


엄지손가락 굵기만한 게살
"대게찜을 얼마나 먹었을까? 더이상 먹고 싶지 않을 지경에 다다르기까지...^^;;"


소고기 등심, 게튀김, 호박구이, 칠리새우, 양갈비, 딤섬
"개인적으로 먹기도 편하고 입어도 맞았던 양갈비... 냠냠.. 생각하니 침이 고인다 ^^;;"


크림 스파게티
"면류의 음식은 재료를 손님이 취향에 맞춰 고르면 조리사가 바로 조리를 해준다.
캬캬캬~ 그 맛이 환상적이었다!"


육회, 흔적뿐인 퐁듀, 도미, 방어, 연어, 초밥
"시장끼는 줄어들지 않고.."


과메기, 육회, 멍게
"아버지 안주하시라고 갖다드렸다가 스사삭~~ ^^;;"


달팽이, 갓김치, 매실장아찌
"그닥 추천할 수 없는 평이한 수준의 맛 -_-;;"


삼색면 국수
"면발은 마치 일본라면처럼 쫄깃했다. 국물은 이미 맛보았던 우동과 유사했고.."


싱싱한 과일들


생크림케익과 아이스크림
"학을 연상케하는 생크림 케익은 씹을 것도 없이 스르르 놓았고,
파인애플과 녹차 아이스크림을 함께 맛보았는데 그 맛이 나쁘지 않았다."


고량주와 동급인 안동소주
"그 강력함을 이겨내기 위해선 완샷을 해야만 했다는...-_ㅜ"


아쉽게도 1/3 정도밖에 맛보지 못한 서운함이 평소 즐길 수 없었던 음식을 취한 기쁨보다 큰 것은 이 한해를 마감하면서 느끼는 것과 상종하는 듯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6년..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나 당시엔 인생의 갈림길과 같은 결정처럼 느껴졌던 것들.. 그 허망한 기억들을 추억이란 상자에 넣어둔다. 언제 꺼내볼지도 모르면서...

보다 나은 새해 정해년이 되리라 바라면서..
보다 긍정적으로
보다 발전적인
보다 행복한 나의 삶이 되길 고대해 본다.

안녕, 2006년. 안녕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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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에는

이번 크리스마스는 23일 토요일부터 연휴가 된턱에 제법 넉넉하게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23일 토요일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명동 롯데시네마정도면 여유있게 영화를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치도 않아 정오를 넘기기전 '미녀는 괴로워'를 관람했다. -공짜티켓은 때때로 사람을 집요하고 맹렬하게 만드는 듯하다.-  
영화 관람후 인산인해인 롯데백화점도 둘러보고, 이후 남대문으로 발길을 옮겨 조카들에게 선물할 장난감을 구매하고 나서야 4호선 회현역앞 칼국수골목에서 식사를 했다. 10여년이 넘는 동안 이곳은 거의 변함없이 맛도 가격도 서비스도 그대로(칼국수, 수제비 3500원/ 냉면은 서비스~~)이며, 1평도 체 되지 않는 곳에서 조리하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삶이란 얼마나 치열한 것인가!' 를 느끼게 되는 곳이어서 나에겐 소중한 먹거리 장소중 하나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다보니 해는 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종로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고, 서울의 한복판 시청에 멋진 '루체비스타'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4일 일요일 - 크리스마스 이브
.. 대전
크리스마스를 맞아 대전 유성에 갔다.


대전이란 도시는 처음이었는데, 신행정도시로 개발중이어서인지 다른 광역시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둔산에 위치한 백화점앞을 보니 서울 명동의 롯데 백화점이 떠올랐다.



.. 엑스포, 한빛탑
엑스포 현장은 루미나리에축제가 한창이었다. 입장료가 일만원이란 말에 좀 이해되지 않았다.
서울은 청계천이며, 시청에 멋드러지게 설치하여 겨울철 새로운 볼거리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데, 어찌 대전은 이걸로 돈을 받을까 싶었다. 일년동안 대전시민들이 충실히 낸 세금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무료 관람해야 하지 않을까?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이런 것에 '내년 대전 예산이 많이 필요한가 보다' 식으로 발전하게 만든다..-_-);;
현장엔 추운 날씨속에 아슬아슬한 옷차림으로 정렬적인 춤을 보여준 브라질 댄서들의 무대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실상 입장료의 갑어치를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예로 인형극은 협소해 앉아있기 힘든 장소에서 하면서 입구 앞에선 꼬치구이를 팔아 환기도 되지 않았고. 판매되는 음식들은 턱없이 비싸다는 인상을 주어 대부분의 관람객들에게 원성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빛탑에 올라 바라본 대전시 야경 역시 회사 옥상에 올라 바라본 야경만도 못했다. 그저 전망대 바닥에 원형의 투명한 구멍을 통해 저 아래 지상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함을 느끼는게 고작이었다.
(야간에 화장실 찾아가는 길은 정말 어렵다. 괴기한 효과음에 절전탓인지 어두컴컴한 계단을 내려가기란 쉽지 않았고, 한쪽 방향으로만 가라고 알려주는 엉뚱한 안내표지판까지.. ㅜ_ㅜ)
지나치도 싶을 졸속 운영은 보이는쪽만 설치된 한빛탑 조명기구가 대변해 주는 듯했다. 눈가리고 야옹하는 식의 파행을 일삼는 주최측이 참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불쾌해져만 가는 기분을 나름 삭히면서 점등식과 불꽃쇼를 보고 엑스포 현장을 떠났다. 두번 다시 이 곳을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늦은 저녁식사를 하러 들어간 엑스포 주변 레스토랑(왼쪽)은 너무 비싸서 앗싸리 외곽지역으로 빠져서 '기적소리(오른쪽)'란 곳에서 했다. 외관은 기차인데, 내부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음에도 호러분위기를 연상시켜 귀곡열차안에 있는 듯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음식맛이 아니었다는것인데, 해물스파게티를 케챱으로 만드신 것인지 원... 거기에 국물까지 없어서 먹는데 제법 곤욕을 치뤄야 했다. 완전 좌절 모드~~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에 비해 훨씬 빠른듯 했다. 둔산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술을 마셨다. 슬라이스된 회를 먹으면서...... 자칫 주변의 열악함과 저질스러움에 좋지 않은 기억에 지배될 수 있었으나 함께해준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으로 극복해낼 수 있었다.



25일 월요일 - 크리스마스
.. 안녕, 대전
전날 과하지 않았던 음주로 엄청난 두통에 시달리다 아스피린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약국을 다녔지만 크리스마스인지라 종합병원앞 조제 전문 약국도 영업을 하지 않았다. 정오쯤 괜챦은 해장국집에서 해장을 하고 대전 친구들과 이별을 했다.
대전을 나오기전 화원을 보았다. 누구의 말처럼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법'. 너무도 멋진 분재들이 많았기에 2시간 가량을 구경하다 설중매 분재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을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했다. 설중매는 꽃봉오리가 서있으니 곧 꽃을 피우고 향을 내뿜을 것이다. (주목은 사진에서 없음^^;)

.. 충무공 이순신
대전에서 천안으로 향했다. 천안IC에 들어서니 저 멀리 단국대를 보였다. 이런 저런 생각이 하다 이내 핸들을 아산 방향으로 돌렸다.
정오무렵 식사를 했음에도 배가 고파 주차되어 있는 차량이 제법 많은 손짜장 집에 차를 세우고 짬뽕밥을 먹었다. 가게 앞 축사가 있는 탓인지 엄청난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 여름철엔 장사를 어떻게 할까 괜시리 걱정이 되더라.

어중띤 시간에 도착한 아산 스파비스. 주변은 가히 모텔의 천국이리라!
숙박 걱정은 없겠다 싶어 인근 지역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지 구경에 나섰다. 입장시간은 4시까지였다. 하지만 입장하는 사람들은 5시가 넘어서도 많이들 잠겨진 입구문을 넘어 들어오더군.. ^^;;;

아산 스파비스 주변 밥값은 비샀다. 황태찜, 갈비, 풍천장어... 간단하게 백반 파는 곳이 없었던 것과 반대로 모텔은 물침대, 인터넷 완비, 러브체어, 홈씨어터 등 필요이상의 시설을 완비해 대조를 이뤘다.



26일 월요일 - 휴가 ^^
.. 아산 스파비스
게르마늄 온천욕을 자랑하는 이곳은 인삼탕등 보양욕탕이 눈에 띄었다.
대온천장의 대규모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남들에게 간섭받지 않고 조용히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가족탕(비젼이 없어 보임. 사람들 수시로 드나드는 매점옆에 있고 시간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다.). SKT멤버쉽카드가 있으면 50% 할인, 서울에서 대략 1시간내외 거리에 위치정도가 장점일까? 온천욕을 즐기기에 온도는 대체로 낮은편이었고, 수질 상태도 최악이었다. 특히 실외온천풀 상태는 무척 심각해 앞이 뿌옇게 보일 정도였다. 평일엔 개장하지 않는 야외수영장. 입장금액에 따라 이용유무가 정해지는 식당등 전반적으로 유쾌하지 않은 위락 시설이었다. 차라리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테르메덴'을 추천하고 싶다.



.. 청국장 그리고 천안 호두 과자
돌아오는 길 핫도그로 배를 채웠더니 그냥 밥이 먹고 싶었는데, 그냥 눈에 띈 청국장 집에 들어갔다. 서울 여느 음식점보다 밑반찬의 수는 배로 많았고, 계란말이를 통째로 주시는 쎈스에 구수했던 청국장..암튼 넉넉한 충청도 인심을 떠나기전에 맛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고속도로 진입전에 천안에 왔으니 명물인 호두과자를 샀다. 33개입 5천원, 70개입 1만원. 그외 다른 가격대의 상품도 있다. 암튼 가격이 일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것과는 격이 달랐다. 음~~~ 맛있어 *^^* 엄마가 참 좋아하시며 드셨다.


이렇게 휴가까지 이어붙인 크리스마스 연휴는 끝났다.
작년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러브액츄얼리'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
나름 다양한 곳에서 여러가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즐거웠다. 
밝아져오는 새해를 맞을 여행가방을 또 다시 챙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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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꽃 핀 '소백산'과 천년의 역사 '부석사'


마치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닮은 저 멀리 보이는 산은 소백산이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육안으로 눈보라가 보일 정도로 날씨가 쾌청한 일요일.. 소백산에 올랐다.
여러 등산로중에서 선택한 곳은 능선을 따라 일반인들에게 문안하고 짧은 시간내에 비로봉까지 도달할 수 있는 4코스로 매표소-비로사-달밭골-성재-비로봉까지였다. (달밭골 부근엔 민박이 있다.. 사전에 알았다면 이곳에 와서 잤을텐데....)
하늘의 해가 조금씩 그 따사로움을 더해 토양은 젖어가고 솔나무위에 얹어있던 눈가루가 머리위로 날렸다. 상쾌한 산내음은 눈처럼 맑고 깨끗한 느낌이어서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이였다. 눈을 밟으면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 하늘에 눈꽃이 피다
아래만 바라보며 내딛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에 눈꽃이 피어있었다.
푸른 하늘은 바늘로 콕 찌르면 금새 물을 쏟아 부을 듯 파랬다.
바람이 부니 눈꽃잎이 흩날리고... 눈이 내려앉은 가지는 마치 루돌프의 뿔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조금씩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 여기는 비로봉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비로봉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계단을 중심으로 주목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은  온통 파랗고 하옣다. 정상에 오르니 펼쳐진 아름다움에 탄성을 자아내게 했고,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잊게 했다. 정신을 찾으니 이 순간을 허락한 자연에 감사하게 되고 숙연해 졌다. 자축하기 위해 문자와 집으로 전화를 하고... 비로봉 비석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아래 사진중 왼발만 본인이며 그외는 모르는 사람들임)
이 날의 등산객중 운동화를 신고 정상까지 오른 사람이 또 있었을까? 나 자신에게 그리고 함께 해준 친구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정상을 오르면서 왜 사람들이 '야호'를 외치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정작 나역시 하질 못했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라면 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을 만끽하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었을것이다! ^^ )

아름다운 정상의 풍경을 뒤로 하고 하산을 했다.
어렵게 오른 산이었는데, 내려오는 길은 더 어려웠다. 절대로 겨울산행엔 운동화 신고하지 말아야지..
산을 내려오고 뒤돌아 다시금 산을 바라보며 흐믓한 실소를 띄우면서 부석사로 이동했다.



.. 영주 꿀 사과를 맛보다
영주는 풍기 인삼과 꿀 사과 그리고 한우가 유명한데, 얼마나 유명하면 아파트 벽면에 3종의 사진이 붙어있다. 가희 충격적이라할 수 있다. 아마 서울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일것이다.
부석사 가는 길에 영주 꿀 사과를 한 상자 샀다. 해질녁이다보니 할아버지도 3만원짜리 한상자를 2만3천원에 주셨다. 조금 과장을 한다면 콜라만큼 달다고 해야 할까? 사과가 참달다..


.. 천년의 숨결, 부석사
볼거리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소수서원보다 부석사를 택했다. 그것은 천년이란 세월을 지내온 것에 대한 지극히 평이한 예우였으리라.. (참고로 부석사 앞에 위치한 식당의 맛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돈 아깝다 ㅜ_ㅜ )
해가 조금씩 지고 있는 5시 무렵 부석사안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동안 보아오던 사찰의 모습은 여백의 미를 살렸다면 곳곳에 국보와 보물들이 자리하고 있는 유물들의 고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목조건물의 기둥을 만지며 세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법한 부석사라는 이름의 유래등도 알게 되었다.
무량수전앞에서 불타는 노을을 바라보며, 천년전 이 곳에 서서 저 모습을 바라보던 이는 누구였을까?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졌다..


.. 영주 한우
비교를 한다면 울릉도 약소보다는 좀 못미치는 듯 하나 영주 한우역시 맛이 참 좋다.
근방에 우시장이 있어 도살한 한우의 갈비살을 식당내에서 떼어 주는데 '영주 한우 한우' 할만큼 그 맛이 좋다. 서울의 여느 갈비집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양(소갈비살. 170g 2만원).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온것 중 명태껍데기가 있는데, 마치 복껍데기처럼 씹는 맛이 유사하고 양념의 맛이 살짝 다른데 타고장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기억에 남는다.  


이번 겨울 산행은 짧은 내 삶을 보다 사랑하게 만들어 주었다.
" 사랑하자 "


서울에서 소백산 가는 길..
서울 --> 신갈IC --> 영동고속도로 --> 남원주 IC --> 중앙고속도로 --> 풍기 IC
왜? 가는길을 표기할까.? 너무나 고생을 했기때문인데.... 네비게이터도 없고, 초행길이다 보니 어쩌다가 충주IC에서 나와 영주까지 36번국도와 5번국도를 이용했는데, 운전자의 속도 미식거리게 할 만큼 산을 오르내리며 꼬불꼬불한 길이다. (인제 내린천 국도보다 더한듯....)그렇기에 겨울철 야간 운행은 참으로 위험하다. 개인적으로 5,6차례 미끄러졌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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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키아전& 육심원전


11월의 주말..
토요일 오전부터 부지런을 떨어 '스폰지 하우스'에서 '프래리 홈 컴퍼니온'을 보고 이내 발걸음을 '국제 갤러리'로 향했다.

인사동을 지나다 갤러리am에서 '육심원'님 작품전을 관람했다.
화폭에서 원색의 강렬함과 소녀의 미소를 보고 있자나 에너지를 전달받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그림속 소녀들의 미소는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짧은 연륜(?)에 비해 비싸다 싶은 그녀의 작품..  그녀의 작품이 더욱 탐난다.




풍문여고 옆 길을 따라 정독도서관으로 가는 길..
가을의 정취가 여고의 교정과 함께 어우러져 그 멋이 더한듯 하다.
여전히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떡볶이가게.. 언제쯤이면 줄 서지 않고 저 가게에서 떡볶이를 먹을 수 있을까? -음식점에서 줄서서 먹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국제 갤러리 도착.
1,2층에 전시된 바스키아의 작품앞에 서있자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위대한 작가의 그림.. 어린아이의 낙서같지 결코 흉내낼수없는 창의적인 작품들.. 이런 감동을 나역시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려면 일찍 세상을 등져야 하나? -_-;;





삼청동 가는 길..
날씨가 좋은탓에 사람들이 제법 몰렸는데, 이 날부터 삼청동 축제가 시작됐다.
커피, 와인, 스파게피 가게들이 너무 많다. 상업성이 점점 짙어지는 이 곳..
천정에서 쥐들이 뛰어다녀도 그윽한 맛을 풍겼던 한옥처럼 그 옛날의 모습이 그립다.
간혹 찾아갔던 '로마네 꽁티'가 보인다.





눈나무숲에서 김치말이국수(4,500)와 소고기볶음 떡볶이를 먹었다.
양재역부근에 위치한 김치말이 국수집에 비하면 밀리는듯.. 예전의 명성은 어디로 간것인지...하지만  장사는 참으로 잘되더이다~
-소고기볶음 떡볶이(3,000)은 나름 괜챦았음-





배를 불리고, 무르익어가는 가을의 햇살을 받으며 거리로 나오니 한쪽 귀퉁이에서 인형을 파는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빈민국에서 건너온 녀석들은 우리네 선물가게에서 파는 인형들 못지 않은 몸값을 갖고 있었다.
그 중에서 무릎위로 손을 올리고 있는 인형의 모습이 낮설지 않은게 나랑 닮은거 같아 살까? 말까? 고민하다 충동적인 욕구라 치부하며 간신히 뿌리쳤는데, 이건 뭔지... 사고 싶을만큼 이뻤던 구두... 근데..가격이.... 넌 왜 그렇게 비싼거니?
나처럼 쇼윈도에 진열된 구두를 보며 지르던 사람들의 탄성이 기억난다..
이쁜 구두를 보니 다시금.. 여성의 패션은 구두와 백에서 완성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대문..
청계천 헌책방에 가기 위해 들렸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 건물 명은 생각나지 않으나 어쩜 내 나이만큼이나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 아닐까 싶다.
세월에 그 흉함을 드러냈지만 구멍 구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입이 찢어져라 좋겠지..!!?
나도 저 한 구멍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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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th PIFF] 축제, 그 현장을 다녀오다1

제 1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지난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월요일 새벽 열차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영화를 탐하지는 못하였지만 오랜만의 기차여행을 통해 활기찬 분위기속에서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해가 많이 짧아졌는지 금요일 저녁은 어느새 깜깜했다.
그 시간.. 들뜬 마음을 안고 서울역에 도착했다.




주변 마트에서 먹거리를 사고 열차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대합실에선 무위도식하는 이들의 널부러진 모습과 구걸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여 초현대식 건물과 대조를 이뤘다.
어느덧 시간은 13일의 금요일에서 piff속의 시간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새벽 3시가 못되어 부산역에 도착했다.
새로운 공간의 낯설음은 두려움보다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부산역 맞은편 텍사스, 차이나거리는 타지인으로서 초행이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후덜덜 ~~ ^^;;;



14일 토요일...
왕복 8차선 도로중앙에 야자수가 있는 부산의 거리는 쌀쌀했던 서울의 기온과는 차별을 보였다.
아직 부산은 더웠다.
해운대에 위치한 메가박스에 도착해 아침 식사를 했다.
극장 옆에 횡단보도 건너편에 위치한 '장우동'에서 짬뽕라면세트(3,800)를 먹었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국물이 좀 많이 싱거웠다.
11시.. 드디어 영화관으로 들어가니 영화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첫번째 관람 영화는 문소리, 김태우 주연의 '사과'


'사과'는 참으로 평범한 이야기의 영화이다. 평범한 가정의 주인공이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로 인해 직장 그만두고 이후 다시 직장을 다니면서 헤어졌던 남자를 만나면서 결혼생활에 위기를 맞지만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평범한 이야기가 관심의 고리를 잡게 되는 것은 영화 '음란서생'에서처럼 자연광을 최대한 사용해 극의 자연스러움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는 것과 실생활에서 경험해 보았을법한 이야기를 도드라지지 않게 각각의 캐릭터들에 감정에 잘 이입시키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날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라며 이기적으로 이별을 말했던 민석이나
이혼을 요구하는 물음에 바지 자락 꼬옥 움켜쥐며 자존심을 지키려 애쓰던 상훈이나
마지막 장면에서 '자자.. 미안해.. 미안해' 를 말하던 현정이를 만나길 추천한다.
참고로 이 영화에선 '타짜'의 짝귀를 찾아볼 수 있다..^^;




piff의 장점은 엔딩크레딧이 끝날때까지 관람객을 기다려주었다는 것이고, 그로인해 관객은 영화를 끝까지 만끽할 수 있었다.
'사과'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다음 영화 시간때문에 장산역에 위치한 '프리머스'로 이동했다.
참고로 부산은 서울보다 대중교통비가 비싸다. 버스요금은 1000원이고 직행은 1500원이다. 지하철은 편도 1100원인데, 메가박스에서 프리머스까지 지하철로 2정거장차이므로 동행인이 있다면 지하철보다는 기본료밖에 나오지 않는 택시가 유리하다. 아, 택시는 부산이 증액되는 요금이 서울보다 늦어져 상당적으로 저렴(?)하다..^^;;
프리머스에서는 제패니메이션의 또 다른 거장 곤 사토시의 '파프리카'였다.
파프리카라는 꿈의 세계. 탐정을 중심으로 다룬 이야기로 내용은 무한한 상상력을 증폭시키는데 도움을 준 작품이었지 않았나 싶기에 개인적으론 난해했지만 필시 매니아를 형성하는 충분한 작품일듯 싶고... 여하튼 곤 사토시 감독은 타협하지 않으며 자신의 세계를 굳건이 지켜나가는 듯해 본받을 만하다.



다음 영화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piff의 현장을 벗어나 근방의 명소를 찾았다.
달맞이고개를 지나 해월정에 도착. 바다를 바라 볼 수 있었다.
수평선이 보이지 않을만큼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듯했다.
시간을 쪼개어야 했기에 걸음을 다시 청사포로 향했다. 조개구이와 장어구이를 맛보기 위해..
청사포로 가는 길은 지난 6월 다녀온 울릉도를 연상케했고, 마을에 들어가니 구이 냄새가 진동을 해 입안을 침으로 가득 고이게 했으며, 펼쳐진 바다에 열차 선로 모습은 이색적이기까지 느껴졌다.
해변은 비교적 깨끗했고, 군데 군데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왔다.
해안가에 잠시 앉아 이쁜 돌을 주은 후 '꼭지네'라는 가게로 들어가 청사포의 자랑 '조개,장어구이'를 맛보았다. 이 곳의 주인 아주머니는 아주 똑소리가 났다. 음식의 가격은 크기에 따라 2,3만원선이었고, 자연산으로 신선했으며 양도 나름 푸짐했다. 그러므로 한잔의 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몰랐던 것으로 장어구이는 민물장어가 아닌 아나고라는 바닷장어란다. 함께 언젠가 부산분에게 들은 아나고 이름 유래를 떠올렸다.
"아나고가 왜 아나고 인줄 알아?"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아나고를 먹고나면 안하곤 못베긴다고 해서 아나고래.. ^^;;"

맛있게 장어를 먹다보니 어느덧 바다의 색이 바뀌어 가고 있었다.
어찌 그 순간을 행복하지 않다 말할 수 있을까?



청사포에서의 거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야외 극장이 있는 요트경기장으로 이동했다.
막히는 길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면서 부산의 새로운 명소가 되어버린 광안대교를 볼 수 있게 해 주신 택시기사님 .. 쌩유~~*^-^* (아래 첫번째 사진 왼쪽은 광안대교 오른쪽은 해운대 뱃사장 라인)
요트경기장에 도착하니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서 있었고,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지켜 들어가니 스윗소로우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었다.
축하인사후 '사랑해, 파리'가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스튜디어스와 사랑에 빠진 남자는 이혼을 요구하려했으나 백혈병에 걸린 아내를 선택하며 애인과 이별하고 부인을 돌보던 그가 거리를 거닐면서 독백으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아직도 빨간색 트랜치 코트를 보면 설렌다'
이외에도 인상적인 작품이 몇 있었는데, 프랑스 지하철에선 낯선이와 눈을 마지치면 안된다는 메세지를 전달해 준것과 삐에로의 사랑을 그린 영화가 좋았다.

상영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등으로 기온은 서늘해졌는데, 그래서일까? 집중도도 조금씩 떨어지게 되면서 주변을 다시금 둘러보았다. 멋진 주상복합건물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어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
'저 아파트에 집이 있어 주말엔 서울서 내려와 이곳 요트경기장에서 요트끌고 바다로 나가 시간을 보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파리 시내 20개 구 중 한 곳을 골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5분 간 사랑이야기를 찍기.` 프랑스에서 기획한 야심 찬 프로젝트 [사랑해, 파리]에 참여한 21명의 감독들에게 주어진 촬영조건이었다. 이러한 공통된 틀 내에서 다양한 사랑의 풍경들이 몽타주되어 지나간다. 몽마르트르 언덕의 우연한 사랑, 차이나타운에서 싹트는 서로 다른 인종 간의 사랑, 튈르리 전철역에서 벌어지는 노골적인 사랑, 마레를 배경으로 한 은밀한 사랑…… 그 외에도 에펠탑, 라탱 지구, 바스티유 혹은 여타 광장들을 무대로, 관광도시라는 클리셰를 떨쳐낸 현대 파리의 일상이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들의 조합 속에 펼쳐진다.
[사랑해, 파리]는 올리비에 아사야스에서 코엔 형제, 구스 반 산트 혹은 스와 노부히로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를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감독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영화인 만큼, 파리에 대한 사랑을 보내는 감독 각자의 스타일-페르라셰즈 묘지를 선택한 웨스 크레이븐의 경우처럼-을 음미해보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영화이다. 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네필들이 놓치기에 아까운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수작이다. - piff 공식 페이지 영화 평




영화를 보고 141번 버스를 타고, 서울의 강남역과 같은 서면으로 이동해 간단히 음주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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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th 광주비엔날레



2006 광주비엔날레 열풍변주곡(Fever Variations)



산스크리트어로 '삶'이란 '흐른다'란 뜻을 지녔다 한다.
태풍 '산산'이 북상중인 가운데 9월 17일 일요일 나의 삶은 광주로 흘러들었다.

악천후로 인해 야외 전시, 공연은 취소되었고, 그로 인해 실내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비엔날레 전시관 벽에 걸려진 자전거. 바퀴가 꽃, 별모양으로 왜 저런 영감을 떠올리지 못했는지 무뎌지는 상상력을 입구부터 자극해 주었다. 한편으론 자전거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다면 난 어디로 갈까? 잠시 생각에 잠기에 보았다.


 
백설공주
'자, 먹어보렴'
'아니요. 괜챦아요'
'그러면 나랑 반씩 먹어 보자'


빨간 두건

늑대의 뱃속에서 구출된 둘은
갓 태어난 쌍둥이로 되어 있었습니다.


에렌 디라
Erendira

하느님, 하느님, 저를 되돌려 주십시오.
예전의 순진했던 제 모습으로
하다못해 한번 더 그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Lord dear Lord, please forgive me
I who was once pure at heart
let me know such a love once more



왼쪽은 커뮤니케이션(양옆에 누워있는 것은 시체로 보여진다)을 주제로한  영상작품이고, 오른쪽은 종이위에 쓴 글씨를 아래에서 카메라를 비췄을때 한반도의 지형(?)이 나타나게 되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국제적인 예술 그룹 플럭서스의 작품으로 멤버의 다수가 아시아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은 선사상과 도가철학에 심취해 있다고 한다.

플럭서스의 창설자는 조지 마치우나스로
'플럭서스는 비기능적 상품으로서의 예술 작품에 단호히 반대한다... 플럭서스는 사람들로 하여금 예술, 나아가 플럭서스 자체의 불필요함을 깨닫게 하는 교육적인 기능을 갖는다'고 했다.

플럭서스 작가들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즉 삶으로서의 예술 실천이 예술의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현장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다.
(편중된 이미지 컷으로 그들의 다양한 작품세계에 누를 끼치는 듯 하여 죄송스럽군-_-;;)














오노 유코  Yoko Ono

백남준을 위한 작품 1번 / 물
Piece for Nam June Paik no. 1 / water
1964














에밋 윌리엄즈 Emmett William
다섯 목소리를 위한 네 방향의 의심의 노래
Four-Directional Song of Doubt for Five Voices

송동
버릴것 없는
2005
작가의 어머니가 30년여간 모아온 다양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분류해 놓은 설치작품.
오랜 세월 수많은 손을 건친 후 작가에 의해 한자리에 모인 형형색색의 물건들은 현대사회의 풍토속에서 급속하게 사라져가는 중국사회의 전통 정서와 태도를 반추시킨다.
<Tip.. 6회 광주 비엔날레 대상작품>



첸 치에젠
Chen Chieh-Jen
능지(凌遲) : 기록 사진의 전율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100여년전 중국을 찾은 프랑스인의 사진(세번째)을 토대로 한 영상 작품이다.
출연진은 산업재해및 실직자들로 구성되었으며, 과거 중국에서 거행되었던 능지란 처형을 리얼하게 재현하였다.
우리나라의 능지처참과 유사한 형벌이나 중국은 죄인에게 아편을 다량으로 먹인후 형을 거행해 죄인은 자신의 절단되는 신체 고통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죽어간다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다양한 문물에 노출된 현대인들 역시 지각하지 못한 가운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작품은 하드코어적인 요소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정적이리만치 속도감을 줄여 진행했다.
#1
아편에 취해 자신의 신체가 절단되어지는 것을 모르는 리얼한 죄인 표정연기

#2
형이 집행되는 과정을 사람들이구경하고 있다

#3
실제 형이 거행되어 사지가 절단된 죄인의 사진



아래는 전시장의 다양한 작품들과 현지 분위기를 담아 보았다.





몇몇 작품들로 인해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강한 인상을 지울 수 없으며, 최근의 경향은 하드코어적인 작품들이 늘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영화, 음악, 미술등 문화 전반에 걸쳐 자극적인것이 늘어가는 것이 못내 아쉽다. 쉴 곳이 필요한 사람들은 어디서 위로를 받아야 하는걸까?
그래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리프레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무지의 마음은 유아적 경험과 질문의 과정에 직결된다'는 말을 함께 되새기게 되었다.
아는것에 자만하지 아니하고 겸손한 자세로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분명 나에게도 관람객이 아닌 출품자로서의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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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워크샵


지난 금,토요일. 하반기 워크샵을 다녀왔다.
정오께 나와 하나로 마트에서 식사와 장을 보고 목적지인 포천으로 출발!

첫번째 코스는 포천에 위치한 광릉 수목원으로 금요일 오후여서 한적했다.
중간에 벤취에 앉아 '마피아'게임을 했다.
처음해보는 것이었는데, 마피아를 선정하기 앞서 각 사회자만의 독특한 시대해설(1930년대 뉴욕뒷골목, 1980년대 5공시절 그리고 제다이의 포스가 느껴지는 은하계까지..)도 재밌었고, 마피아를 찾기위한 공방들이 무척 재밌었다.
"나, 마피아 아니거든.. 믿어줘~"


두번째 코스인 포천 이동 백운계곡 중턱에 위치한 송씨네 갈비집.
음식이 나오기전까지 옆의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장난도 치고, 사진도 찍고....
음식이 나왔는데, 가격과 맛 그리고 양까지.. 세마리 토끼를 잡은듯하다. 여기에 일동 막걸리까지..최고 ^^b

펜션에 도착.
세번째는 하일라이트인 와인.
감사하게도 출장을 다녀온 팀원분들이 하나씩 사온 것등을 모아 7병을 마셨는데,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마셨던 와인중에선 남자여서 그런지 여성분들이 선호하신 Pinot Noir도 좋았지만 약간 뒤끝이 드라이한 La Nebbia를 그리고 디캔딩하면 더욱 진한 쵸코렛맛을 뿜어낼 것 같은 Merlot이 좋았다.
Robert Mondavi Winery (chardonay)
Beringer (Pinot Noir)
La Nebbia (Nebbiolo) --> 사진엔 없음. ㅜ_ㅜ
Beringer (Merlot-Alluvium)
Viansa - Virroeia (Pinor Grigio)
Viansa - Athena (Doicetto)
Noble one
중간 취기가 돌때, 쉬어가는 타임으로 '위대한 달무티'를 했는데 어렵지 않고 모두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무척 재미난 게임이었다.
게임을 대충 마치고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와인을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취하지 않았다. 기분이 좋았다. 꽃밭에 있는 것 처럼...



다음날 아침..
빗줄기가 내렸다.
라면을 끊여 찻잔에 나눠 먹고.. 집으로 향했다.


여느 워크샵처럼 마셔라 부어라 하지 않고,
좋은 분위기속에서 배우기도 하고, 즐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어서일까?
보다 편안하게 몇일동안 떠나고 싶어졌다.
그리고 여행하는 동안엔 비가 내렸음 좋겠단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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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펜타포트, 그 현장을 다녀오다.



여한이 없다!!!

2006 인천 송도에서 열렸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둘째날 공연에 다녀왔다.
입장하기 앞서 들른 편의점에선 현장을 '개판과 힘의 논리(?)'만이 존재한다고 알려주었다.. 증폭되는 설레임과 긴장감을 안고 들어섰다....


현장은 얕게 깔린 구름때문에 꽤나 더웠고, 전날 내린 비로 바닥은 진흙탕천지였다.
귓청을 찢을 듯 피부를 떨리게 한 음향에 낮술을 버무리며 뮤지션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바셀린과 안흥찬님의 포스가 느껴진 크래쉬가 나온뒤...


한국 락의 왕이라 불리워지는 시나위가 등장했다.
신대철님(붉은색체크남방)의 연주는 참으로 멋졌으며, 그들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 를 시작으로 관중들이 앞으로 모이면서 서로의 간격을 좁혀나갔다. 축제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dragon ash..
몸이 도화지인냥 화려하고 독특한 문신들은 음악만큼이나 특이했다. 특히나 베이스연주자(파란색바지)는 인디언처럼 양갈래 머리와 코드 잡은 왼손 처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루브한 음악에 춤추는 2명의 댄서들(흑백의 나시입은 2명)을 꽤나 섹시하고 멋졌다. 물론 보컬(가운데 통기타)만큼은 아니었지만... 여하튼 동행한 친구들은 아주 좋아 죽더군...-_-;;; 벗기만 하면 아주 좋아 죽어요....


싸이..
'락 페스티벌'에 댄스가수가 왠 말인가? 주최측의 흥행에 대한 전략이 보인부분이라 할 수 있지만 싸이의 위트는 그것을 감출 수 있었다. 자신의 장래희망이 '락커'여서 참여할 수 있었다나.. ^^;; 평소 잘 놀아서(?) 좋아했는데, 역시나 재밌게 놀더군. 다음달 공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black eyed peas
그들의 무대는 달랐다. 그들은 신나게 뛰며, 소리 지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들의 90분 공연만으로 1일권 티켓값으로 충분하다고 생각이들면서 이들이 시일내로 내한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무대.. placebo.
솔직히 잘 몰랐고, 밥먹고 오느라 좀 떨어져 공연을 보았는데.. 최고!! ^^b 그들의 멋진 연주와 무대 매너를 본 이상 팬이 안될 수가 없었다. 2번의 앵콜무대를 꾸며준 친절함과 보컬의 묘한 음색과 사운드.. 생생히 기억이 난다.

좋아하지 않던 음악과 뮤지션도 공연을 통해 팬이 되는 시간이었던거 같다.
낮부터 자정때까지 서로의 끈적거리는 몸을 부딪히며 소리지르고, 뛰며 공연을 보았는데, 진흙으로 온통 뒤범벅이 되어도 마냥 즐거웠던 시간.. 이런 체력과 열정이 아직 존재하다니.. 이것저것 챙겨 가볍지 않았던 가방만 아니었어도 본 공연이후 벌어진 디제잉에 몸을 맡겨 새벽까지 맥주와 춤으로 신나게 놀았을 텐데... 완전 나이트삘~~ 그리고.. 공연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웃고 친절했다. 하나의 공통된 관심사로 교류를 갖음으로 서로를 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서서히 피곤을 느끼며 공연장을 빠져나왔고, 더러워진 몸을 셀프 세차장에서 간단하게 씻었다. 세차장에서 몸을 닦게 될줄이야.....^^;;;
택시를 타고, 주차장으로 가 차에 오르니 몸이 천근만근.. 공연을 본 소감과 다친 상처들을 이야기 하면서 친구들 집을 바래다 주고나니 새벽 4시에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반나절이 넘는 시간동안 가방을 짊어졌던 어깨도 아팠지만 진흙탕에 있던 발은 퉁퉁 불고, 상처도 제법 났다..^^;;;; 하지만 마냥 즐겁다.
내년엔 3일권을 반드시 구매해서 확실하게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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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셋째날

울릉도 셋째날..
서울에서의 아침과 이곳의 아침은 다를까?
단 몇시간을 잤는데도 눈이 번쩍 떠지니말이다..^^;
숙소 정리를 마치고, 불편한 몸과 배시간에 맞추다보니 이동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도동항을 중심으로 구경을 다녔다. 쇼핑에 가까웠다는...^^;

왼쪽 발바닥은 홍합에 베어 급한데로 지혈을 한터지만 오른쪽 발바닥은 전날 저녁늦게서야 성게가시가 박힌 걸 알았다. 박힌 가시를 제대로 뽑아내지 못해서 그런것인지 부어올라 의료원으로 향했다.
응급실로 가 침대에 누우니 의사샘이 핀셋으로 긁어가며 깊이 박힌 성게가시를 뽑아내셨는데 무지 아팠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것이 아니라 파생풍병이 의심이 된다면 검사를 하고, 주사를 2대씩이나 맞았으며, 약을 5일치 조제 받아왔다. 순간 '살인의 추억'에서 조용구가 생각났다.. 부들부들 -_-;



알이 체 빠지지 않은 다리에 엉덩이와 팔뚝엔 주사자욱.. 거기에 목감기까지.. 최악의 컨디션이었다..ㅜ_ㅜ 그런 몸을 해 가지고 아침식사로 울릉도 별미 '홍합밥'을 먹었다. 역시 간판대로 원조인듯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성시를 이루는 곳이었다.
김과 간장만 넣어 비벼 먹어야 제맛을 느끼는 것인데, 나물과 함께 넣어 비빈 탓에 ^^; 홍합밥의 제맛을 느끼지 못했지만서도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끝마치고 밖으로 나서는 손님들은 "잘먹고 갑니다" 라고 했는데, 그 인삿말이 괜한 말이 아니였으리라.. 삼청동의 홍합밥보다 당근 우수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호박엿 공장에 들려 엿을 사고, 취나물과 부지갱이 그리고 피데기(반건조 오징어)를 샀다. 그리고 99식당에 들러 가방을 맡겼다.


도동항을 중심으로 좌우로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는 울릉도의 물맑음을 다시한번 입증이라도 하는 듯 했다. 사실.. 왼쪽 해안길은 저녁때 와 봤었지만 물맑음이 이정도일줄이야.. you win!!


떠날 시간이 점점 다가오면서 맡겨두었던 가방을 찾고, 친구의 작업을 위해 잠시 목공소에 들려 향나무를 샀다. 무늬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서울근방에서 사는 가격의 1/5 수준의 가격이라 너무 좋아했다.


묵호항에 배가 들어왔다.
이른 아침에 도착해 설레였던 도동항의 길이 어느새 익숙해져있다. 바다를 등지고 뒤돌아 마을을 바라본다. 파노라마 처럼 내 발길이 스친 곳마다 편안함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이 곳 울릉도에서의 짧은 여행기간동안 난 정말 행복했다. 이 느낌.. 얼마만이었던가... 쾌속선에 오르다 잠시 멈춰 울릉도를 바라보고 다음엔 좀 더 행복한 모습으로 찾아오리라 약속한다.
"안녕.. 잘있어.."

2시간 20분정도가 지나니 묵호항에 도착했다.
날씨가 꽤 쌀쌀해 긴팔과 긴바지로 갈아입고 서울행을 서둘렀다.


강원도를 벗어나기까지 안개가 무척 심했는데.. 좀비가 나올 것만같았다. 가뜩이나 친구 차는 와이퍼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_ㅜ 다시한번 부들 부들~
서울에 가까워 지면서 잠겼던 목도 나아지고, 상처도 많이 아물고.. 난 이 혼탁한 도시체질일까? 아니야... 아닐거야..
벌써부터 그 섬마을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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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둘째날

울릉도 여행의 둘째날은
도동항에서 서면의 해안가 도로를 걸었다.

새벽 5시즈음 일어났는데, 섬은 환했다.
짐을 챙기고 숙소를 빠져나와 아침식사로 약초해장국이란 걸 먹었다.
더불어 지금이 제 철이라는 명이김치도 함께...


88도로를 넘어 사동으로 가는 길엔 들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해안가 도로가 가까워질 무렵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을 발견했다. 이 집에 들어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했다. 잡풀이 집주변에 가득했고, 뒷뜰은 삼단으로 구성되어 있어 집과, 작업실, 레저시설을 만들어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또한 나무들로 가려져 있어 프라이버시를 방해받지도 않을 듯... 매우 매우 욕심이 생기는 집이었다. 주소도 알아왔는데.. ^^


집집마다 귀여운 문패가 있었고, 분재를 하나이상은 꼭 소유하고 있었으며, 개들도 참 많았다..
그렇게 해안도로에 다다랐다. 해안가 도로를 걷는 사람들은 우리밖에 없었다. 모두들 버스와 택시를 대절해 관광을 즐기는 듯했다.
파도가 자갈을 긁어내리는 소리는 가희 환상적이었다. 순간 '봄날은 간다'에서 파도 소리를 따던 유지태가 된듯.. 잠시 발걸음을 멈춰 바다의 소리에 귀기울였다.


가두봉 등대를 지나 수면위로 살짝 뜬 바위로 인해 마치 수면위를 걷는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 있어 내려가 친구들과 성게와 소라도 주었다,
그리고 발을 다쳤다. ㅜ_ㅜ


거북바위가 있는 마을에 도착해 모텔에 들어가 응급약을 구할 생각으로 주인어른을 찾았는데, '실례합니다'라는 나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시는 주인 아주머니. 그분은 맞고를 치시던중이었다. 잠시후.. 판을 정리하셨는지 후시딘을 빌려주셨다. 우선 임시방편으로 치료를 했다.
친구들은 상처를 걱정하며 돌아가자 했지만 그냥 돌아가기엔 너무 아쉬었고, 지혈도 어느정도 되었기에 다시 걷기 시작했다.


투구봉과 사자암 그리고 비파산등을 보기 위해 해안가 도로에 위치한 터널을 지나왔다.
터널 입구엔 신호등이 있었는데, 이유는 일방통행이었기 때문이다. 꽤나 신선했다.. 므흣~
그렇게 해안도로를 걸으면서 긴팔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섬의 가장자리를 속속들이 볼 수 있었고, 만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우리가 알지 못한 옛날엔 이곳에 파충류가 살진 않았을까? 그들의 모습을 닮은 절벽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끔한다..
[사자암]푸른 하늘과 바다를 향해 사자가 울부짖는 듯하다.. 울어라 사자여~


새로 공사중인 해안가도로 터널... 마치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아 완공되면 참 멋지지 않을까 생각이든다.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머리위로는 갈매기들이 바람타며 놀고 있었다. 저물어가는 해를 등지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셋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막차시간에 맞춰 구암에 도착.
하늘은 더욱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막차시간이 좀 더 여유 있었다면 보다 화려한 노을을 볼 수 있었을텐데...
버려진 컨테이너 위의 갈매기가 우릴 마중이라도 하는듯 날지않고 그 자리에서 노을로 자신의 날개를 물들이고 있었다.
버스가 아니라 너의 날개를 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숙소로 돌아와 상처를 치료하고, 저녁엔 계획대로 약소불고기와 호박 막걸리를 먹었다. 맛이 너무 좋아 숙소로 가는길에 식육점(=정육점)에 들러 도축된지 3일된 울릉도산 소고기도 사고, 항으로 가 오징어회도 사 또 먹고 마시고 떠들며 새벽을 맞았다.
그런데.. 그날은 월드컵 최종 평가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리 동네가 조용한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울릉도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지 않나보다..-_-;;


낮에 그렇게 많이 걸었는데도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새벽동이 틀때까지 잠들지 못했던것은 단순히 잠이 오지 않음이 아니라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밤이기에 아쉬움이 피곤함을 압도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 순간 소원은 "시간의 정지" 였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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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첫째날



금요일 저녁 11시가 조금 넘어설 무렵 묵호항을 향해 출발했다.
약간 일찍 도착해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시간 맞춰 일어나 새벽 4시경에 울릉도발 배에 몸을 싣었다.


아침이슬이 체 가시지 않은 시간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했다.
항에 발을 내 딛는 순간.. 그 설레임이란... 어쩜 그 것은 짧은 내 행복한 여행을 예고였는지도 모르겠다.
서둘러 숙소를 잡고(울릉도 여행중 가장 잘못한 것인듯....-_-;)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성인봉'으로 향했다.
식사비는 최저 6천원부터... 정식으로 일컫어지는 것 백반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너무 얕잡아본것일까?
981m나 되는 산을 등반하기란 쉽지 않았다. 시종 산을 오르는 관광객들의 손에 쉬어진 것이 어쩜 그리 맛있어 보이던지... 좀 힘들기는 했지만 어렵사리 정상인 '성인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울릉도 정상에서 구름으로 덮여진 아래 세상을 바라보니 전투적인 불과 하루전날까지의 내 삶이 덧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불어 오는 바람이여.. 시간을 멈춰다오"


성인봉 하산길은 쉬울줄 알았는데, 풀린 다리때문에 그것 역시 쉽지 않았다. 등반하는내내 친구들과의 대화는 대부분 먹고 싶었던 것을 이야기했기 때문이었을까? 돌마저 쿠키를 닮았다.. ^^;


투막집과 나리분지를 보고 천부라는 마을에 도착해 먹은 '따개비 칼국수'
울릉도에서 맛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로 다소 비린내가 나긴했지만서도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운전기사의 멘트는 마치 에버랜드 사파리 기사님과 막상 막하인듯.. 또 운전은 어쩜 그리도 살벌하게 하시던지.. 그러나 새벽을 꼬박 새고 등산한터라 해안도로를 달리는 내내 좌우로 머리를 흔들며 졸았다..^^;


저녁...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TV가 없었던터라 친구들과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고스톱을 쳤다. 돈 딴사람이 술과 회를 사기로 하고 말이다. 저녁 10시쯤 도동항으로 나가 회를 샀고, 방파제 근방에서 바닷바람과 새소리를 들으며 술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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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암미술관


새벽...4시를 넘어섰다.
이날도 친구, 와인 그리고 담배로 밤을 지샜다..
'아~ 용인만 되어도 이렇게 공기가 좋구나...흠~~~'
새벽 하늘은 논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단장하는 듯 했다..


'호암미술관' 가는 길...

비내린 다음날 전통 정원 '희원(熙園)'의 하늘은 화창함 그 자체였다..


화려함 속에 숨겨진 향기 '모란'전을 보고 나와 프랑스 조각의 거장 부르델의 대형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부르델 정원>으로 향했다.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아프로디테의 탄생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지만 거대한 말을 중심으로 힘, 웅변, 자유, 승리의 네신(四神)을 보고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것은 거장의 작품에서나 느낄 수 있는 위엄 그 이상을 느낄 수 있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몇번째 에디션으로 가치는 어느정도할까?'
순간 지옥의 문과 비교하는 내 자신이 속물처럼 느껴졌다. -_-;





운전중이던 친구가 멋진 하늘을 보더니
"인간은 인간이기전에 새가 아니었을까?"
"왜?" 내가 묻자.. 친구는
"하늘을 보면 날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되니 말이야.."
" ... ... "
고개를 숙이고 하늘을 좀더 자세히 보았다.
' .. 그래, 니 말이 맞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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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인사동 외출

2년만의 후배들을 만나는 자리는 인사동이었다.
늦은 시간에 만나 허기진 배를 급히 채우고, 찾은 곳은 조용한 찻집.
일본을 다녀온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밤은 더욱 깊어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서울의 화려한 야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캐릭터'구루미'와 팔찌.
캐릭터 광인 후배는 하루주쿠등에서의쇼핑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나또한 돈싸들고 왕창 쇼핑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나 역시 피겨며 인형들을 참 좋아라 해서....*^^*




▲ 아름다운 차 박물관
쑥을 첨가한 쿠키와 가래떡이 철관음과 함께 나왔다.
이 찻집은 가게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한옥에 매료되어 있던차에 참 좋은 곳을 발견했구나 싶었는데, 가격에 대한 엄청난 압박이....
4마너짜리 차는 머리털나고 처음 봄..-..=);
(메뉴판에서 보았을 뿐 시키지는 못했다.)




▲ 시청앞 루미나리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세종문화회관, 시청, 명동, 을지로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 한국은행의 야경
주변의 다른 것에 뒤쳐지기 싫어서였을까?
한국 은행이 이리도 버라이어티한 조명을 뽐내는 것 자체가 이채로웠다.
더불어 십수년전 한국 은행 앞 분수대에서 춤추던게 생각났다..
그 날은 내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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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국수 집 몇군데...^^


엘렌님의 요청으로 올립니다만 제가 암기력이 좋지 않아서 자세히 알려드리지 못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현장에 가서 찾으라 하시면 단박에 찾을 자신은 있습니다만.. ^-^)
아래의 곳은 칼국수 하나로 먹어주는(?) 곳입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계신 분들의 댓글 환영합니다..>>


한옥을 개조하여 영업중인 이곳은 정통 바지락 칼국수집으로 한전센터 맞은편 골목길에 위치하였습니다.
썩 괜챦은 겆절이와 만두가 일품입니다.




가게 명 '국시'. 이 곳은 연예인과 부유층 어르신들이 곧잘 찾으시는 곳으로도 알려졌으며,
성북동을 데이트 코스로 삼은 연인들에게도 괜챦습니다.
국물과 면발이 인상적이며, 점심식사 이후 저녁식사전까지 대략 3시~5시(일정치 않음)는
영업준비 및 쉬는 시간이여서 절대 영업하지 않습니다.





포이동쪽에 위치한 이 곳은 위의 두 곳과 비교 했을때 메뉴 다양, 주차 가능, 실내 세련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느 칼국수들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나 양이 많고, 국물이 상당히 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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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Jeju



몇일째 폭설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의 몇달전 바다 모습이다.
밀려든 어둠을 헤치고 달빛은 바다위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측근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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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공원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 옆에 위치한 "하늘 공원"
그 곳은 억새풀이 한창 가을 바람에 의해 춤을 추고 있었다.
하늘 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주변에는 색동옷으로 갈아 입고 있는 단풍과 청사초롱의 모습이 어우러져 있었다.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인파와 그리 길지 않은 길을 따라 한 걸음씩 내딛어 도착한 '하늘 공원'.
누워 있는 갈대를 보며 야릇한 상상도 해보고, 바람과 함께 춤추는 억새풀 소리도 들어보고... 뉘엿뉘엿 지는 해와 함께 하는 아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도 보고.. 앞머리는 이마를 간지럽히느라 쉴새없는 가운데 나름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해지기전에 수산시장으로 가 대하와 회를 사 함께간 사람들과 전투적으로 시장끼를 채웠고(대략 흐뭇), 그 옆 과일가게에서 사과로 입가심도 하고.... 그 곳에선 내 나이보다 더 오래 되었을법한 금고도 보고...(그래서 잠시 옛 기억의 자물쇠를 풀러보기도 하고...)
표현이 너무 본능적인지 모르겠지만 먹고 싶었는데, 먹지 못한 맛난 음식을 배부르게 취한 듯 오랜만에 맛 본 즐거운 날이었다. 제법 오랜시간동안 기억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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