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매의 결실
모란시장에서 '천리향'과 함께 사온 '방울토마토'에서 열매가 열렸다. 달랑 하나~~
장미못지 않은 저 붉고, 뜨거움은 올 여름 그 어떤 보양식에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햇살이
빌딩에 가려지고.. 구름에 가려지고..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면 이내 달빛으로 바뀌고말.....
추억속에 살아있는 실습실 창가에서 바라본 햇살이 흡사 오늘과 닮았다.
살포시 떠다니는 먼지까지 죄다 보여준 그 햇살말이다.
이 햇살...
짧은 일상의 여유를 느끼게 한 몇번째일까?
강남역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
한 횡단보도 앞에서 무리를 보았다. 남자 넷에 여자 하나..
가냘픈 목덜미에 짧은 반바지로부터 뻗어나온 희끄무레한 다리가 눈에 들어왔지만 이내 어깨에 걸린 하얀 나시가 어찌나 깨끗하게 보이던지 그것으로 인해 그녀가 참으로 섹시해 보였다.
지난 밤 담배 연기, 갖은 음식냄새와 행동들로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고 더러워질만도 할뿐더러 꿉꿉함을 덜고픈 시간대가 아닌가말이다. 이미 거리는 멀찌감치 떨어진 그녀가 참 섹시해 보인다.
융통성없게 신호등이 파란색이 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거침없이 길을 건넌다.
난....법없이도 살 수 있을 거 같다. ㅋㅋ
곤히 잠자고 있을 손님들의 수면은 아랑곳하지 않고 황금온천의 간판은 깜빡깜빡 잘도 켜졌다 꺼졌다 하는구나
또 하나의 신호등을 건너고 얼마후.. 뒤로 사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휭한 거리엔 아무도 없을 뿐더러 뛰엄뛰엄 지나가는 차들이 날 도와줄리 없을것이고... 에잇~ 빌어먹을 넘의 자식들.. 니들땜에 지난 밤 수십만원 들여 마신 술이 홀렁 다 깨버렸다..
여튼.. 내 오른손엔 얼마 마시지 않은 생수가 있다구! (순간 절박해지면 무엇이든 무기화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그러니 어디 덤벼볼테면 덤벼봐. 마침 나도 요즘 불만이 많았다구 라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빨라지는 걸음을 느꼈다.^_^; 살아야겠기에....
신호등의 파란불보다 더 푸르게 하늘이 켜지고 있음을 발견할 무렵 뒤를 슬며시 돌아보니...
이런 썩을... 어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싶더니만 뭐냐 니들! 어디서 오줌질이야!! -_-;;;
환하게 불 켜진 경비실안에선 아저씨가 기지개를 펴신다.
그때!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아주머니 발견!
엄만가? 안되는데.. 정말 곤란한데.. 죄도 새도 모르게 들어가야 하는데...-_-;;
실은 요근래 엄마랑 싸워서리 이 새벽에 마주치면 참 거시기 하지 않은가말이다!
근데.. 다행이다. 모르는 아줌마다 ^^;;;
경비아저씨가 몇번을 눈마주치려 하시는 걸 쌩까고.. 얼른 카드키 대고 들어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렸는데, 앗! 깜딱이야~
옆집 아들넘이라는데 이 시간에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네.. 썩을~ 너, 여자랑 헤어졌니? 이시간에 담배질이라니 새벽에 담배질은 피부에 좋지 않다.. 얼른 자라~~
은행, 1시간 일찍 열고 1시간 일찍 닫는 방안을 검토중이란다.
(공동 임단협서 노조측 제안)
서비스 개선과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며, 은행 직원들의 초과노동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을 위해 근무시간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하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런닝과 사이클로 5km씩 합이 10km 유산소 운동을 하고..
가슴과 이두,삼두를 격일로 번갈아 가며 웨이트를 하며,
하루에 한번은 닭가슴살이나 삶은 계란 흰자, 방울토마토로 식생활까지 바꿔가며 생활했습니다.
배불뚝이의 모습이 싫어 시작했다지만 궁극적 목적은 '몸짱'이었다는 거 인정합니다.
.. .. ..
조카들과 수영장 다녀와 햄버거를 두개나 먹고, 감자튀김까지 싹싹 긁어 먹은 후 콜라로 시원히 속을 달래고 바닐라에 초코 얹은 아이스크림까지 먹었습니다.
.. 일주일 죽어라 땀빼며 달리고, 없는 근육 키워 보겠다고 인상 써가며 덤벨 들고, 다이어트 약까지 복용했는데!
이렇게 되면 운동한거 죄다~ 소용없다거 잘 알고 있지요.
온전히 남아 있는 "남산같은 배"를 바라보니 웃음이 납니다.
아마 내일 체중계에 오르면 몸무게는 그대로겠죠?!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햄버거도 감자튀김도 기분 좋게 먹었으니까.
기분좋게 시간을 보냈으니까..
삶이란게 이루고 싶은 거 이루지 못하게 하고 이룬다 한들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렇게 뺑뺑이를 돌리고 나서야 어렵사리 얻게 해주는 거 같은데, 그 과정이라는 순간 순간의 찰라속에 행복이 숨어 있는거 같네요.
어쩜 그 행복이 실패의 달콤한 유혹이 될수도 성공을 위한 쉼표일 수도 있겠죠?
아저씨란 소리 들을 나이지만 남산같은 배를 여섯개 멋진 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그날까지 달릴겁니다.!!